더운 날씨에 늘 고생하시는 경비원들의 근무 환경을 위해 설치된 에어컨이 모두 비닐봉지에 꽁꽁 쌓인 채 방치되고 있다.
지난 2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은 모든 누리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한 아파트 경비실에 설치되어 있는 에어컨이 완벽하게 봉인되어 있는 사진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사진 속 에어컨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듯 검은색 비닐봉지로 아주 꼼꼼하게 싸여있다.
아주 완벽하게 포장되어 있는 에어컨 아래에는 전력 계랑기까지 달려있어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속 아파트는 최근 도색 작업을 끝냈고 이 일을 진행했던 도색 업체 사장이 각 12개 동 경비실 초소에 에어컨을 설치해 줬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 측에서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하게 봉인해 경비원들은 다시 사우나처럼 뜨거운 경비실에서 근무를 하는 상황이다.
사진을 올린 K 씨는 열악한 환경에 문제를 제기하겠다 하자 경비 아저씨는 자신과 동료들에게 피해가 올 것을 두려워하며 사진 찍기를 말리셨다고 전했다.
며칠 전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는 “수명이 단축된다” “지구가 뜨거워진다”며 경비실의 에어컨 사용을 금지하자는 이상한 주장이 담긴 안내문이 돌아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분노한 한 주민이 안내문에 반대하는 글을 붙여 뜻밖의 다툼이 일어난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일들로 경비원들의 아주 열악한 근무 환경이 도마 위로 올라오면서 이를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아파트 주민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한 아파트는 입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모든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자발적으로 매달 관리비 500만 원 정도를 줄여 경비원들의 대량 해고를 막기도 했다.
무인경비 시스템이 곳곳에 도입되면서 경비원들을 해고하고 아주 작은 선풍기 하나로 더운 여름을 지내게 하는 아파트들 사이에서, 경비원을 존중하고 생각하는 멋진 주민들의 행동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