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결혼식 축의금 문제 때문에 갈등을 벌이던 남성이 결국 친구와 절교 위기에 놓인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3일 국내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 결혼 축의금 100만 원 했는데 제가 미친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글을 올린 A씨는 자신이 지난 주에 결혼한 새신랑이라고 소개했으며,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죽마고우’였던 B씨와 축의금 때문에 마음이 상한 이야기를 전했다.
B씨는 지난 해 결혼식을 올렸는데, 이 때 A씨는 큰 마음을 먹고 100만 원을 축의금 봉투에 넣었다고 사연을 시작했다.
원래는 20만 원 정도를 생각했지만, 오래 전부터 친했던 ‘베프’ 였기 때문에 축하하는 마음으로 100만 원을 준비하게 된 것이다.
평소 친구 B는 A씨에게 항상 “야 너 축의금 많이 할 거지? 우리 불알 친구인데 많이 해야지”라고 말했었고, A씨는 이를 생각해 다소 과하다고 생각 했지만 100만 원을 축의금으로 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지난 주 결혼식을 마친 A씨가 하객들이 준 축의금 봉투를 정리해 보니 그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 B가 그의 아내와 함께 결혼식장에 와서 두고 간 축의금은 고작 ’10만 원’ 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100만 원을 넣은 자신과 달리 10만 원만 준비한 친구의 모습에 A씨는 솔직히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A씨는 B씨와 오랜 세월 동안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이를 솔직히 말해도 될 지 고민이 됐고, 이에 커뮤니티 사이트에 사연을 올려 누리꾼들의 조언을 얻고자 한 것이다.
많은 댓글에서 누리꾼들은 전화를 해서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결국 A씨는 B씨와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그런데 대화를 나눈 결과, A씨와 B씨의 우정은 결국 뜻밖의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A씨에 따르면 친구 B씨는 “내가 사정이 있어서 10만 원 한 거지, 그것 가지고 이렇게 말할 필요 뭐가 있냐”며 “정 그게 마음에 걸리면 네 동생 결혼식 때 나머지 90만원을 축의금으로 내면 될 것 아니냐”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토로했다.
B씨는 이 뿐만 아니라 “나도 친구들에게 30만원, 50만원 부조했다가 10만원 받은 적이 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전화해서 말 한 적은 없다. 무슨 꿔준 돈 받는 빚쟁이도 아니고 이렇게 말하는 너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한 것.
이에 A씨는 그냥 자기 사정이 좋지 않아서 10만원 한 것이고, 다음에 동생 결혼식 때 더 많이 축의금을 낼 것이라고 말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친구가 축의금을 조금 낸 것보다는 이에 대해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는 그의 태도가 실망스러웠다는 것이다.
이어 “정말 오늘 통화로 친구 사이가 끝인 것 같다”고 씁쓸하게 사연을 마무리했다.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애초에 진정한 친구가 아니었던 것 같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문제다”, “사회성이 결여된 친구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축의금 문화 자체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 사회에서 축의금 문화가 잘못된 것 같다”, “주지도 말고 받지도 않으면 좋겠다”, “경조사 비용이 큰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등의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국내 성인들은 경조사 비용 지출에 큰 부담이 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최근 20-30대 미혼남녀 4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는 청첩장을 받으면 부담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은 수입이 적기 때문에, 경조사비를 내야 될 때 느끼는 경제적 압박이 비교적 큰 것이다.
한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지난 해 경조사비로 소비한 금액은 7조 2천 700억 원에 이른다는 발표도 있었다. 가구당으로 환산하면 한 해 50만 8천 원을 경조사 비용으로 쓰는 셈이다.
이 때문에 결혼식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