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서부에 사는 중학교 남학생 50여 명이 단체로 치마를 입고 등교해 화제다.
이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남학생들이 반바지를 입고 싶다고 학교에 요구했다가 “차라리 치마를 입으라”는 교사의 말에서 비롯된 시위였다.
이스카 아카데미에 다니는 학생들은 학교의 복장 규정에 항의하며 여자 형제나 친구에게 치마를 빌려 입고 등교했다.
여교사가 샌들을 신는 것과 달리, 남학생들은 날씨와 상관없이 긴 바지에 재킷을 입고 학교 안에서도 신발을 신어야 하는 학교의 규정에 불만을 느낀 것이다.
이 시위에 참여한 한 남학생은 “학교에서 긴 바지를 입고 종일 앉아 있으면, 참을 수 없이 더워진다.”라며 치마를 입은 이유를 밝혔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남학생들의 선택을 지지했다.
한 학부모는 “여학생들은 1년 내내 치마를 입을 수 있는데, 남학생들이 반바지를 입지 못한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히며, “남학생들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없다. 이 엄청난 더위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시위는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고, 치마를 입고 나란히 선 학생들의 사진은 10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남학생들은 “치마를 입고 등교하니 무척 좋다”며 “아래로 들어오는 바람이 정말 시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운 여름철 남학생에게 긴 바지만 강요하는 학교 규정을 고쳐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스카 아카데미의 에이미 교장은 “반바지는 복장 규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모두 들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가 변하고 더위가 이어진다면 더 나은 학교생활을 위해서도 규정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