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를 받다 죽기 직전 가까스로 구조된 강아지와, 자폐증을 앓으며 말을 거의 하지 않았던 소년은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됐다. 강아지는 사랑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졌고, 자폐증 소년은 행복하고 기운 넘치는 장난꾸러기가 됐다.
이 특별한 강아지와 소년의 우정은 미국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 투데이와 CNN에 방영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들은 자폐증 소년 조니(Jonny Hicky)와 그의 강아지 지나(Xena)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조니는 지나를 만나기 전 그의 8년 삶 대부분을 고독 속에서 지냈다. 그는 자폐증을 앓는 소년으로, 부모님과 형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말문을 거의 닫고 지내는 아이였다.
그는 말을 전혀 할 줄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며, 심지어 능숙하게 글을 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니는 자폐증을 앓았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서툴렀으며, 이는 그로 하여금 학교가 끝나고 혼자서만 몇 시간씩 시간을 보내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조니는 다르다. 그는 늘 즐거워 보이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보고 경험한 모든 것을 말하기 위해 쉴새없이 입을 움직인다.
조니의 어머니인 린다(Linda Hickey,44)는 “그는 새들처럼 끊임없이 지저귄다”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웃음을 터뜨린다. 그는 최근 내가 본 모습 중 가장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니의 모습을 바꾸게 된 것은 조니의 가족이 새로 입양한 강아지 지나(Xena) 덕분이다.
지나는 누군가의 마당에서 쓰러진 채로 미국 조지아의 동물 보호소로 옮겨졌다. 그 곳에서 지나를 본 직원은 경악했다. 4개월 정도의 나이였던 어린 지나는 투기장에 감금되어 음식을 먹지 못한 채 굶어 죽기 직전이었다. 당시 지나의 몸무게는 채 2kg도 되지 않았다. 심각한 탈수 증상과 피부병에 걸린 채였다.
동물 보호소의 크리시(Chrissy Kaczynski)는 “나는 12년동안 구조 작업을 해 왔지만 이렇게 심각한 상태의 개는 본 적이 없었다”며 “나는 그녀를 집에 데려와 밤새도록 보살폈다. 처음에는 그녀가 좋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나가 어느 정도 회복하고 난 이후 보호소는 지나의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를 본 조니의 엄마 린다는 지나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조니와 지나는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됐다.
자폐아인 조니는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소통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지나를 만나고 나서 조니는 완전히 달라졌다. 소년은 틈만 나면 지나를 껴안고 뽀뽀했으며, 감정 표현 역시도 잘 하게 되었다.
린다는 인터뷰에서 “이 두 아이들은 같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며 “평범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둘만의 무언가가 둘을 구원의 관계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나 역시 조니의 가족에게 입양된 후 어떤 강아지들보다 건강하고 활기차게 변했다. 가족들은 “지나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조니는 지나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을 배워 나가고 있고, 지나는 심각하게 학대받았던 과거를 치유받고 있다.
“지나는 학대받은 상처가 있어요. 그리고 저는 자폐증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멋진 팀을 이룰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와 같은 우정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처럼 자폐 아동들에게 반려 동물들이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자폐 아동들에게 특별히 훈련시킨 동물들을 자폐 아이들과 짝을 이루게 함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찾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