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족이 태어나고 행복해지려는 찰나 나란히 암 판정을 받은 한 젊은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지난 22일 밤 방송된 KBS 1TV ‘KBS 스페셜’에서는 30대에 4기 암 진단을 받은 오은주-이관희 부부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은주씨는 친오빠의 과외 선생님이자 첫사랑이었던 관희씨와 오랜 연애 끝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 3년 만에 임신을 하게 됐고, 두 사람은 행복함에 어쩔 줄 몰랐다.
딸 소연이를 낳던 날, 아이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들으며 두 사람도 벅차오르는 감동에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에서 세 가족이 된 은주씨 부부에게 불행은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하던 날 은주씨는 남편 관희씨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만다.
관희씨가 창자가 끊어질 정도의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은 것이다.
아이가 태어난 지 불과 2주, 37살이라는 젊은 나이의 남편에게 찾아온 암 판정은 은주씨에게 가혹했다.
관희씨는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지만 수술 1시간 만에 나온 의사로부터 주변에 전이가 돼 상황이 많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이어진 8시간의 수술을 기다리며 은주씨는 하염없이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은주씨는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며 긴 시간 내내 빌고 또 빌었다.
수술을 마친 관희씨의 병간호에 매달리던 은주씨는 또 한번 큰 슬픔을 겪게 된다.
시어머니가 아들의 4기암 진단에 충격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은주씨는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어머님이 그렇게 힘든데 그걸 몰라서”라며 시어머니를 미처 살피지 못한 죄책감에 눈물을 흘렸다.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던 날 남편 관희씨는 “어떤 환란이 와도 하나님을 사랑할 테니 우리 어머니 좀 잘 보살펴 주세요”라고 간절한 마음을 다해 기도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은주씨 부부는 의사로부터 관희씨의 병세가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고 기뻐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찾아온 불행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
은주씨가 혈액암 4기 진단을 받은 것이다.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참담한 현실 앞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챙기고 걱정했다.
관희씨는 자신으로도 모자라 은주씨까지 암 진단을 받자 “주님 이러다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기도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삶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아직 어린 딸 소연이를 위해 버티고 이겨내야 했다.
관희씨는 “말기 전에라도 이렇게 알게 돼서, 치료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아내 은주씨에게도 “쫄지마!”라며 응원했다.
은주씨는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삶이 얼마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내가 죽을 준비를 하면서 살면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은주씨와 관희씨의 사연을 접한 시청자들은 “너무 마음 아프다”,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부부가꼭 건강 되찾길 바란다” 며 진심 어린 걱정과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