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청년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청년의 부모가 평소 기부하기를 원했던 연탄은행에 보상금이 전달해 뭉클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목사는 뜻밖의 전화 한통을 받게 됐다.
지난해 대형 컨테이너선에서 항해사로 일하다 사고로 숨진 23살 정성훈씨의 부친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정씨의 아버지는 강 목사에게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우리 성훈이가 매월 2만 원씩 연탄은행에 돈을 보내기를 희망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매월 2만 원씩 빠져나가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서…, 성훈이 보상금에서 500만원을 보냅니다. 성훈이를 위해 잘 사용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연탄은행에 다 드리면 좋겠는데 성훈이가 야구를 너무 좋아해 (성훈이가 졸업한) 한국해양대 야구동호회와 다른 몇 군데도 도와주려고 한다. 너무 적지만 이해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들은 강 목사는 더 귀한 곳에 사용해달라며 거절했지만 정씨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결국 돈을 받기로 했다.
정씨는 지난해 2월 한국해양대를 갓 졸업해 취업한 뒤 2번째 승선한 배에서 실족에 의한 추락사로 추정되는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
정씨는 생전에 대학교 재학 4년동안 장학금을 받고 수석으로 졸업할만큼 우수한 학생이었으며 인성까지 훌륭해 많은 선배와 친구들로부터 인정을 받던 청년이었다.
사고 이틀 전, 정씨는 자신이 멘토로 생각했던 한기철 도선사가 연탄은행에 봉사와 후원을 한다는 것을 알고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며 매달 2만원 기부를 결심한 상태였다.
열심히 일하던 꿈 많은 한 청년의 죽음과 그의 선행은 부산연탄은행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목사는 “아들을 천국으로 보내며 전해 온 소중한 기부금이어서 따뜻한 활동에 돈을 나눠쓰고 그 뜻을 기리려고 한다”면서 “가슴 아픈 기부금을 받으면서 부산연탄은행을 어떻게 세워 갈 것인가 숙제를 동시에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