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디’ 국가대표 강한 선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고백과 함께 운동을 그만두게 된 심경을 전했다.
지난 8일 강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글에 따르면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던 강 선수가 운동을 그만두게 된 경위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때문이다.
강 선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해 알고 계시냐”며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심각한 사건사고를 경험한 후 그 기억 속에서 지속적으로 고통받는 질병이다”라고 말한 뒤 몇 년 전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아왔다고 말했다.
강 선수는 “중학교 시절부터 계속된 보육원 형들과 육상부 형들로부터 지독한 폭행을 당해왔다”며 “온몸에 피멍이 들었던 끔찍한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며 자신의 증세에 대해 털어놨다.
실제로 강 선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강 선수는 “사람들은 제 자신보다 ‘카바디 국가대표 강한’을 원해서 이런 이야기를 단 한 번도 꺼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카바디팀에 민폐가 되고 싶지 않다”며 지금은 운동이 먼저가 아니라 몸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국가대표직을 내려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강 선수는 “치료를 받고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끝으로 카바디 대표팀에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보육원에서 자란 강 선수는 격투기와 술래잡기, 피구 등이 혼합된 종목인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해왔다.
지난 1일에는 자신을 보육원에 맡긴 부모님에게 “낙태하지 않고 끝까지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래는 강 선수의 심정글 전문이다.
죄송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심각한 사건사고를 경험한 후 그 기억 속에서 지속적으로 고통 받는 질병입니다. 저는 이 병을 몇 년 전부터 앓아오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계속된 보육원 형들과 육상부 형들의 지독한 폭행 때문에 생긴 병입니다. 온몸에 피멍이 들었던 끔찍한 그 때의 기억을 저는 지금도 언제든 떠올립니다. 매주 한 번씩 이런 기억들을 억지로 지워내기 위해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ADVERTISEMENT 하지만 차마 이런 이야기를 단 한번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제 자신보다 ‘카바디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단 강한을 원했으니까요. 지금도 검색창에 ‘카바디’를 치면 제 이름이 연관검색어로 뜹니다. 제겐 그닥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ADVERTISEMENT 이런 것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제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다른 사람들이나 언론 카메라 앞에 섰을 때면 외상 후 스트레스를 앓고 있는 제 진짜 모습을 억누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밝고 긍정적인 보육원 출신 국가대표를 원했으니까요.ADVERTISEMENT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견디기 어렵습니다.
카바디 국가대표팀 합숙을 하게 되면서 대인공포증과 외상후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이 병에서 깨어나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도 커졌습니다. 여태까지는 제가 팀에 방해가 되고 민폐가 된다는 생각에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ADVERTISEMENT 하지만 지금은 운동이 먼저가 아니라 제 스스로 몸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
운동을 그만두기로 한 겁니다. 약13년동안 운동선수로써 저를 도와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응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ADVERTISEMENT 앞으로 당분간은 치료 잘 받고,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카바디대표팀에게도 죄송합니다 대표팀 생활하면서 선배님 감독님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지만 끝내 이겨내지못했습니다. 제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겠습니다.ADVERTISEMENT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