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중학교 시절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가 SNS에 사연을 올렸다.
지난 6일 이모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교사로부터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다음날인 7일, 이씨는 부모님에게도 해당 사실을 알렸다.
“대학에 가면 다 나아질 거라 생각했다”, “나만 조용히 하면 엄마 아빠도 상처 안 받고 나도 괜찮을 줄 알았다”
이씨가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속으로만 앓던 이유다.
이씨는 또 “공론화 하는 건 하나도 안 무섭”다고 했지만 “부모님께 알리는 게 너무 무서워서 7년을 참았다”고 전했다.
이씨는 숨겨왔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엄마 아빠 평생 모르길 바랬지만 이 사람 처벌하려면 글 쓰는 수밖에 없었다. 알아서 벌 받게 할테니 걱정 마라”며 미안함을 나타냈다.
“엄마 아빠 마음 속에 엄청난 폭풍이 불겠지. 그 폭풍이 서서히 가라앉길 기도할게”
피해자가 폭로할 때도 끝까지 부모님을 걱정하는 대목이다.
이씨의 부모님은 딸의 문자를 받고 “머릿속이 하얘지고 몸이 떨려 그저 멍하니 서로의 얼굴만 바라봤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10일 이씨의 아버지는 페이스북에 “출근길에 보이는 ○○여중 정문으로 돌진할까 하다가 등교 중인 어린 학생들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고 적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곧 “가장이자 아버지이고 남편이기에 정신 차려기로 했다”며 “최우선은 아이의 치유다. 그 다음이 그 사람(가해자)의 사회적 처벌 및 무장해제”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가 실명과 얼굴을 드러내고 힘겹게 싸우고 있다”며 “무엇이든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이씨의 이같은 피해 사실은 9일 다수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가해자인 오모 씨는 당시 중학생이던 이씨를 자신의 자취방으로 불러 성추행을 일삼았다.
교육을 핑계로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거나 만지게 하고 이름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고등학교에 가면 ○○를 하자”고 말하거나 “내가 ○○해줬으니 너도 해달라”는 식의 강요가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본인의 가해 사실이 알려질까봐 “휴대폰을 잠가라, 들키면 안 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라”고 강요했다 .
이씨는 오씨의 아내와 자식들이 받을 상처를 걱정해 피해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7년간 참아왔다.
그러나 사회 각계에서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교편을 잡고 있는 오씨를 보며 피해 사실을 폭로하기로 마음먹었다.
오씨는 현재 학교에 사직서를 낸 상태지만 학교 측은 피해자의 징계 요구에 따라 교장 직권으로 출근만 정지한 채로 사직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교는 향후 경찰의 정식 수사가 이뤄지면 직위해제를 요구하고 징계를 내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