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한 사진기자 앞에 섰던 세 사람 중 한 사람만이 여전히 청년의 모습으로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지난 11일 MBC 스페셜 ‘6월 항쟁 특집-어머니와 사진사’에서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 한국을 취재했던 미국인 사진기자 킴 뉴턴이 30년 만인 2017년 한국을 다시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1987년 당시 뉴턴은 시위 중 최루탄을 맞아 사경을 헤매다 29일 만에 죽음을 맞이한 故 이한열 열사의 장례집회 현장을 사진으로 남겼다.
연세대 정문 앞, 이한열 열사 장례식 전날에 찍힌 이 사진에는 두 청년이 친구의 영정을 든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두 청년 뒤에는 전경들을 빽빽히 늘어서 있다.
이 사진은 미국 유명 시사주간지 U.S. News and World Report에 ‘이주의 사진(Photo of this week)’으로 선정돼 당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2017년, 뉴턴을 연세대학교 동산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의 추모 현장을 찾아 이날 사진 속 청년 두 명과 재회했다.
당시의 청년들은 어느덧 중년에 접어들어 한 명은 정치인이, 한 명은 배우가 됐다.
두 청년은 당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이던 우상호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총학생회 사회부장이던 배우 우현이다.
이날 뉴턴은 1987년 그날처럼 카메라로 두 사람의 모습을 담으며 그날을 기억했다.
여전히 젊은 날에 머물러있는 친구의 사진을 든 청년이었던 두 사람의 표정에는 과거 사진과는 달리 편안한 미소가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