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영화같은 ‘운명적’ 만남과 사랑을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로맨틱한 장면은 그저 픽션일 뿐, 우리의 현실은 그와 너무 다르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 속 장면들이 실현된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다소 ‘웃픈’ 상상들을 모아보았다.
#1. 첫 만남
[영화]
강아지를 산책시키러 나간 여자는 공원에서 우연히 멋진 남자와 조우한다.
하필 남자와 여자의 강아지들이 서로를 향해 달려드는 바람에 목줄이 엉키게 되고, 두 주인공은 넘어질 뻔 하는 서로를 붙잡아 주며 웃음을 터뜨린다.
[현실]
강아지를 산책시키러 나간 당신은 공원에서 우연히 멋진 남자를 보게 된다.
한껏 설레며 그 남자에게 다가가려는데 눈치 없는 강아지가 똥을 싼다. 그 뿐만 아니라 똥 묻은 엉덩이로 잔디 위를 정신 없이 뛰어다닌다!
이를 목격한 남자는 역겹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뜬다.
#2 수입이 많고 편해 보이는 직업들
[영화]
주인공은 왠지 늘 창의력이 넘치고 자유로운데다 직업도 범상치 않으며 연봉마저 빵빵하다.
예를 들자면 여성 잡지에 섹스 칼럼을 쓰는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같은.
저런 직업이 정말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들지만 주인공의 생활은 수입이 좋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들 투성이다.
[현실]
당신은 취업난으로 인해 인턴 혹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고 때로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한다.
저녁 식사 때 친구들을 만난다면 반드시 더치페이를 해야 할 것이다.
#3 비현실적인 생활 수준
[영화]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는 꼭 인테리어 잡지에 나올 것 같은 공간이다.
분명 ‘코딱지만한 방’이라고 묘사를 하긴 하는데 컷이 바뀔 때마다 배경으로 처음 보는 공간이 나타난다.
이런 장면들을 다 합치면 어마어마한 저택이 나올 것 같다.
[현실]
방이 두 세개 딸린 아파트는 커녕 좁은 원룸에는 예쁜 가구를 들여놓기도 벅차다.
데이트 상대를 집에 초대해 배경음악에 맞춰 이리저리 춤을 추는 건 절대 불가능 할 것 같다.
#4 고향에 돌아오니 옆집에 멋진 남자가!
[영화]
여주인공은 도시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아주 ‘우연히’ 옆집에 새로 이사온 잘생기고 섹시한 남자와 마주친다.
[현실]
당신은 도시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친했던 친구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남아있는 이들은 기억하고 싶지도 않는 찌질이들 뿐이다.
고향에서 사랑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5 오래된 절친이 연인으로
[영화]
여주인공은 늘 자신의 옆에 있는 ‘벤츠남’ 절친에게 의지하면서도 왠지 다른 이성들을 만나며 끊임없이 사랑에 실패한다.
그런 그녀를 묵묵히 지켜보며 십수년 간 짝사랑을 하는 지고지순한 절친.
여자가 사랑을 찾아 헤매다 지칠 무렵 또 ‘우연히’ 절친의 존재를 깨닫고 데이트를 한다.
결과는 말할 것도 없이 해피엔딩이다.
[현실]
당신과 하루 종일 수다를 떨고 쇼핑하는 절친은 그저 당신의 ‘언니’같은 존재이거나 동성애자다.
#6 첫눈에 반하는 사랑
[영화]
영화 주인공들의 서로를 향한 욕망만큼 강렬한 것 없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어쩜 그리 사랑이 빠르게 불타오르는지.
[현실]
당신이 처음 만난 사람에게 반해버리는 건 의외로 어렵다.
처음 만난 소개팅남이 꽤 마음에 들다가도 단점 하나가 눈에 띄면 호감이 바로 팍삭 식어버린다.
#7 로맨틱하고 극적인 재회
[영화]
주인공들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의 같은 장소에서 서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사정이 생겨 만나지 못한다.
그래도 긴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만나게 되면 그 이후는 일사천리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두 주인공은 동화처럼 오래도록 행복하게 산다.
[현실]
당신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통근 지하철에 갇히고 퇴근길 교통체증에 갇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연한 만남이 그리 가능할 것 같지 않다.
#8 빗 속의 뜨거운 키스
[영화]
남자는 비를 맞으며 절절한 사랑 고백을 외친다.
비에 젖어도 여전히 예쁘고 섹시하게 보이는 주인공들은 뜨거운 키스를 나눈다.
[현실]
비를 쫄딱 맞은 당신과 연인의 모습은 마치 물에 빠진 강아지 같다.
열심히 셋팅한 머리와 아끼던 옷이 다 젖어버린 상황에서는 키스고 뭐고 로맨틱한 무드가 끼어들 틈이 없다.
#9 공항씬
[영화]
멀리 떠나는 여주인공이 막 비행기 탑승 수속을 밟기 시작하면 남주인공이 달려와 그녀를 잡는다.
주변 사람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으며 키스를 하는 건 덤.
[현실]
당신의 남자친구는 그저 “잘 다녀와. 도착하면 연락해” 같은 영혼 없는 말을 던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