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에서 중국 동포끼리 싸움 끝에 한 명이 칼에 찔려 사망했다.
13일 영등포경찰서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7분경,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의 대림역 인근 골목에서 남성들끼리 칼부림이 발생했다고 한다.
‘한 남성이 폭행을 당해 다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씨가 다친 정도가 아니라 생명이 위급한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는 등 응급조처를 하고 응급실로 옮겼지만 남성은 결국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대림역 인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같은 중국동포인 황 모(25)씨와 시비가 붙게 돼 골목 앞까지 나와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황 씨는 흉기를 들고, A씨 또한 각목을 들고 맞서다 가슴 부위를 찔리고 사망했다.
새벽 이른 시간이었지만 당시 목격자는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A씨는 한국에 입국한 지 3년이 지났고 일용직으로 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주변의 CCTV를 분석하고 탐문 수사를 한 끝에 사건 발생 약 9시간 만인 오후 2시쯤 황 씨를 특정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황 씨는 어제 낮인 12시 50분 경,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하얼빈으로 이미 도주한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황 씨는 ATM 기기에서 일면식도 없던 A씨와 우연히 만나 우발적 싸움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황 씨의 신병을 확보하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 후 황씨는 모친의 전화를 받고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혀 국내에 입국했고 구속되었다.
이처럼 대림동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자, 최근 대중매체에서 비춰지는 대림 지역이 다시금 이슈가 되고 있다.
대림동은 지난 여름부터 연달아 개봉해 흥행을 기록한 중국 동포 관련 영화 ‘청년경찰’과 ‘범죄도시’의 배경이 된 지역으로, 중국동포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는 지역이다.
영화가 유행하게 되자 대림동의 중국 동포들은 영화가 선입견을 만들어 준다며 ‘청년 경찰’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했다.
또 이들은 시위에 나서며 “중국 동포를 범죄자로 등장시키고 대림동 일대를 우범지역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서운함을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