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은 시간에 아파서 병원과 약국을 찾아다닌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아픈 지역 주민들을 위해 24시간 불을 끄지 않는 약국이 있어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30일 연합뉴스TV ‘미니다큐-오늘’에 잠들지 않는 특별한 약국을 운영하는 김유곤 약사의 사연이 소개됐다.
경기도 부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유곤 약사는 온종일 손님들을 맞이한다.
특히 김유곤 약사는 찾아오는 손님의 얼굴을 일일이 기억하고 안부를 묻는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손님에게는 “공부할 때 이거 먹으라고 해요”라며 영양 캔디 하나를 건네는 김유곤 약사의 세심함에 손님들도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김유곤 약사는 급할 땐 돈도 받지 않고 약을 처방해 준다.
이미 얼굴을 알고 지내는 지역 주민이다 보니 서로가 신뢰하고 있었다.
김유곤 약사의 이러한 배려와 따뜻함에 손님들도 이것저것 먹을거리를 가져와 냉장고에는 손님들이 가져온 선물로 가득 차 있다.
밤이 되면 김유곤 약사는 더욱 바빠진다.
일반적으로 밤에 약국들은 모두 문을 닫지만, 김유곤 약사의 약국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갑자기 아파 직접 찾아오는 손님도 있지만, 마음이 급해 응급조치를 묻는 전화도 많다.
김유곤 약사는 “어떨 때는 새벽 내내 전화가 와서 전화만 받다가 잠을 못 잔 적도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8년 전, 김유곤 약사는 늦은 시간 찾아오는 손님들이 걱정돼 24시간 약국을 시작했다.
약국이 문을 닫으면 방황할 손님들 생각에 몸이 고되지만 언제나 문을 열어둔다.
일이 바빠 늦은 밤에야 겨우 약국 안의 쪽방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그런데도 자신을 찾는 소리가 들려오면 먹던 숟가락도 내려놓고 얼른 밖으로 나간다.
실제로 새벽에도 그를 찾는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잠을 자다가도, 벨 소리가 울리면 잠옷 바람에 밖으로 나가 약을 처방해준다.
이런 그가 일주일에 딱 한 번 약국 문을 닫는 시간이 있다.
바로 토요일 자정. 그는 일주일 동안 못 본 아내와 자녀들을 만나기 위해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딸들은 아빠가 ‘심야 약국’을 한다고 했을 때 늦게까지 문을 여는 줄 알았지 한 달에 4번밖에 못 볼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서운한 마음이 컸지만, 아빠가 아픈 손님들을 생각하는 진심을 알고 나선 이제 존경스럽기만 하다.
딸들은 토요일 밤에 집으로 돌아와 일요일에 다시 출근 준비를 하는 아빠를 보며 따뜻한 포옹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가족의 사랑을 얻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김유곤 약사는 오늘도 활기차게 약국 문을 연다.
그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도록 “건강하게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