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학술지에 ‘비키니 입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의료진은 프로페셔널(전문적)하지 않다’는 내용이 실린 데 대해 항의하는 여성 의사들이 단체로 ‘비키니 셀카 올리기’ 캠페인에 나섰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혈관외과 학회가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한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뒤늦게 논란이 됐다. 논문 주제는 ‘환자가 의사를 선택할 때 해당 의료진의 소셜미디어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다.
논문은 비키니 차림이나 화려한 드레스 등 ‘부적절한 복장’을 개인 SNS에 올리는 의료진을 두고 ‘비전문적인 모습’이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발표된 이 논문이 뒤늦게 알려지며 의료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해당 논문에 대해 여성 의료진들과 의대생들이 단체로 항의에 나섰다. 온라인에 메드 비키니(#MedBikini)라는 키워드와 함께 다수의 여성 의사들이 비키니를 입은 사진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 여성 의사는 자신의 비키니 셀카와 함께 “의사들이 비키니를 입고 술을 마시는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게 전문적이지 못한 일이래. 그래서 난 둘 다 하고 있어. #MedBikini” 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아예 비키니 차림으로 진료를 보고 있는 사진도 올라왔다. 의사 캔디스 마이어씨는 지난달 25일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비키니 차림으로 응급 환자를 치료했던 사진을 올렸다.
그녀가 서핑을 즐기던 하와이 해변에서 한 남성이 보트와 충돌한 사건을 목격하고 환자의 목숨을 살린 것이다. 그녀는 논문에 대해 “이러한 성차별적인 연구가 처음부터 승인될 수 있다는 것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사태가 커지자 혈관외과 학회 측은 사과문을 올려 해당 논문을 철회했다. 뉴욕타임스는 의료계에서 성차별적 인식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지난해에는 미얀마 출신의 한 여의사가 비키니 사진을 올렸다가 의사 면허를 취소당한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