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형수는 강렬한 ‘유언’을 남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과거 온라인 미디어 지식의 정석에서는 미국의 한 사형수의 유언에 대한 이야기를 게재했다.
이 사형수의 유언은 2015년에 남겨졌다.
2015년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 교도소에서 한 사형수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형은 사형수를 마취시킨 다음 치명적인 약물을 주사해 심장마비형에 이르는 약물주사형의 형태로 집행됐다.
사형수가 사형을 선고받은 사연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8월 1일, 오클라호마 주에 거주하던 여성 숀다 윌러(Shonda Waller)는 불과 몇십분 전 아이를 잠깐 집에 두고 식료품 가게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녀는 집에 돌아온 후 눈 앞에 펼쳐진 끔찍한 사실을 마주해야만 했다.
바로 그녀의 딸 아드리아나(Adriana Waller)가 집 안에서 피범벅이 된 채로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숀다가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그녀의 룸메이트는 그녀에게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졌어!”라며 소리쳤고, 그녀는 곧바로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갔지만 이미 아드리아나는 숨을 거둔 상태였다.
혼이 나간 채 응급실에 앉아 있던 숀다에게 아이를 진찰했던 담당의사가 찾아와 그녀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바로 아드리아나가 두개골과 턱, 갈비뼈가 골절되었고 비장과 폐, 간이 파열돼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었다.
의사는 이어 “침대에서 떨어진 것만으로는 이렇게 심하게 다칠수가 없다”며 “경찰에 신고를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아이의 몸에서 성적 학대를 받은 것 같은 흔적이 발견됐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숀다는 의사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당시 아이는 고작 11개월이었기 때문이다.
아드리아나는 아직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매우 작은 아기였다.
그녀는 의사의 말을 들은 직후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였고, 경찰 당국의 수사 끝에 유력 용의자를 보게 된 숀다는 또 한번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용의자의 정체는 바로 아기가 떨어졌다고 한 그녀의 룸메이트 찰스 프레데릭 워너(Charles Frederick Warner)였기 때문이다.
워너는 월러가 오래 전에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였고, 얼마 전 이혼을 한 세 아이의 아버지였다.
혼자 세 아이를 키워야 했던 싱글대디인 그의 모습을 보고, 싱글맘인 그녀는 동병상련의 처지를 느꼈다.
그래서 자신의 딸과 그의 아이들, 그와 함께 한 집에서 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하지만 서로 행복한 일상을 보낼 줄 알았던 숀다의 꿈은 찰스의 끔찍한 범행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워너는 자신이 결백하다고 무죄를 주장하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증언이 모두 앞뒤가 맞지 않자 경찰은 그를 집중 수사했고, 그 결과 그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것이다.
첫 번째 재판에서 오클라호마 지방 법원은 워너에게 영아 강간 및 상해 혐의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워너의 변호사는 “경찰과 검사 측이 증거를 조작했다”며 “증언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은 그저 그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를 참고해 2003년 오클라호마 주 형사 재판소는 그를 단순 아동학대에 따른 혐의만 인정하였고, 이렇게 재판은 마무리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몇달 뒤 다시 열린 재판에서 사건 당시 5살이었던 아들이 결정적인 증언을 하게 된다.
“아빠는 그때 집을 나간 적이 없었다. 숀다가 집을 나간 사이 아빠가 바지를 벗은 채 아드리아나의 방에 들어가 아기를 붙잡은 채 몸을 흔들고 있었다”고 증언한 것이었다.
워너는 이 증언으로 인해 두 번째로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아드리아나의 엄마 숀다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이제는 없는 아드리아나를 위해 젖병을 소독한다. 그 때마다 죽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생을 마치고 하늘 나라에서 아드리아나를 볼 생각을 하며 참는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워너가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평생 죄를 뉘우치며 보내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워너는 그는 처형약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비인도적이라며 자신의 형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태도는 여론을 악화시켰고 법원은 결국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따라서 2015년, 워너는 오클라호마 주의 교도소 내 사형대에 누워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
마지막 유언을 묻는 집행관에 말에 그는 “난 죽음이 두렵지 않다. 우리는 어차피 다 죽을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 말은 곧 그의 최후의 유언이 되지 못했다.
약물이 그의 팔에 연결된 수액관으로 흘러 들어가자, 워너는 경련을 일으키며 비명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행인들은 그저 그가 죽음에 대한 공포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형 집행에 쓰인 약물은 천천히 심장마비에 이르게 하는 염화칼륨으로, 고통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워너가 계속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지르자 집행관들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쟀지만, 이미 시작된 처형을 멈출 수는 없었다.
형 집행 후 18분이 지나자 그는 사망했고, 워너의 시체를 부검하다 집행관들은 이에 대한 진실을 발견했다.
그의 몸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이 아닌 ‘아스테산 칼륨’이 검출된 것이다.
이 약품은 보통 이뇨제로 사용하지만, 대량으로 신체에 주입되는 경우는 ‘시신을 방부 처리’ 할 때 뿐이다.
따라서 그의 혈관을 타고 아세트산 칼륨이 움직일 때마다 그는 마치 혈관 전체에 염산이 뿌려지는 듯한 고통을 받아야만 했다.
부검 결과 그는 약물로 인해 사망한 것이 아니라 극도의 고통과 공포로 인해 심장 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오클라호마 주 교도소는 조사 결과 한 직원의 실수로 라벨 처리를 잘못 해 워너에게 아세트산 칼륨이 주입되었다고 밝혔다.
끝까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던 워너는 의도치 않은 우연으로 인해 산 채로 미라가 되는 최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결국 그가 최후의 순간 남긴 마지막 유언은 “내 몸이 불타고 있어(My body is on fire)” 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