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년 차 부부에게 기적처럼 찾아온 네 쌍둥이 이야기가 화제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네 쌍둥이가 태어났어요’ 3부가 전파를 탔다.
네 쌍둥이의 엄마아빠는 결혼 6년차에 접어든 민보라(37), 정형규(38) 씨 부부다.
첫째 딸 서하(5)를 낳고 둘째를 갖고 싶었지만 한동안 소식이 없었고, 어느 날 낙심한 부부에게 그토록 기다렸던 임신 소식이 들려왔다.
부부는 기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고 검진 결과 네 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다태아의 조산 확률은 62%나 된다. 미숙아로 태어날 경우 산모도, 아이도 합병증의 위험을 피하기 어렵고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체온 조절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엄마 보라 씨는 다소 많은 나이로 네 쌍둥이를 임신해 고위험산모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주변에선 선택유산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보라 씨는 네 쌍둥이이 심장소리를 듣자 눈물이 쏟아져 “무조건 버텨보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긍정의 힘으로 버틴 30주 만에 부부에게 아들 셋, 딸 하나가 동시에 찾아왔다.
미숙아로 태어난 네 쌍둥이는 2주 정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지내다 지난해 12월 집으로 돌아왔다.
부부에게는 본격적인 육아 전쟁의 서막을 알린 날이기도 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네쌍둥이는 먹성도 최고였다.
1일 분유 한 통, 기저귀 70개는 기본이고 때마다 우유를 먹이고 잠을 재우느라 부부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날 다둥이 아빠 형규씨는 처음으로 네 쌍둥이를 혼자 돌보게 됐다.
벌써부터 네 쌍둥이는 칭얼대기 시작했고, 형규 씨는 나란히 누워있는 아기들 앞에 앉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애꿎은 아기 옷만 만지던 형규 씨는 자세가 불편할까 봐 아기들이 누워있는 이부자리를 반듯하게 당겨주기도 하며 살뜰하게 네 쌍둥이를 보살폈다.
얌전이 누워 잠이 들려는 네 쌍둥이를 보는 형규 씨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맞벌이 때문에 바빠 첫째 딸인 서하를 키울 때만 해도 해보지 않았던 젖병 씻기와 분유를 타는 일도 능숙하게 해내는 모습이다.
그때 방 안에서 둘째가 우렁차게 울기 시작했고, 형규 씨는 우는 아기를 능숙하게 안아 달랬다.
왜 울었냐는 제작진의 물음에는 웃으며 “모르겠어요”라며 “뭔가 언짢으신 것 같아요. 자세가 불편했든지”라고 답했다.
하나도 둘도 아닌 네 명의 아기가 동시에 찾아와 형규 씨 부부의 일상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부부는 큰 용기를 냈고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