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빠진 철없는 아들 때문에 한 여성은 자신의 전 재산을 모두 날렸다.
아들은 그 돈이 자신의 생명을 살릴 치료비라는 것도 모른 채 게임에 쓰기 바빴다고 한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에 거주하는 한 여성 라이 동홍(Lai Donghong)은 자신의 통장에 모아 뒀던 돈을 모두 잃었다.
그 돈은 아들 타오타오(Taotao)의 병원비였는데, 올해 10살인 타오타오는 지난해 5월 백혈병을 진단받은 뒤 투병 중이었다.
타오타오의 입원비 및 항암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엄마 라이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최대한 저축했다.
그러던 중 병원에서 타오타오의 병원비를 결제하는 날이 돌아왔다.
라이는 그동안 아들의 병원비로 2,500만 원 가량을 모아 뒀던 카드를 건넸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직원은 “카드에 잔액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라이는 통장에 있던 돈이 갑자기 날아갈 리 없다고 생각했고, “그럴리 없다”며 다시 한 번 결제를 부탁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똑같았다.
놀란 마음에 라이는 은행으로 달려갔고, 그 결과 거래 계좌에서 수 차례 돈이 빠져나간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돈이 빠져나간 곳은 ‘King of Glory(영광의 왕)’이었다. 이름을 확인한 라이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영광의 왕’은 아들 타오타오가 가장 좋아했던 게임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아들 타오타오는 병원에 있으면서 영광의 왕 게임에 빠져들었고,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엄마 계좌에 있던 돈을 몰래 사용해 왔던 것이다.
평소 엄마가 위챗을 이용해 은행 서비스를 사용했던 걸 눈여겨 봤던 아들은 이를 이용해 게임에 ‘현질’ 할 때 사용한 것이다.
‘현질’이란 현금을 추가로 소비해 게임 내에서 아이템 등을 구매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라이는 절망에 빠졌다.
자신을 위해 모은 것도 아닌, 아픈 아들을 살리기 위해 모은 치료비가 아들 때문에 다 사라져 버린 것이다.
돈이 없으면 더이상 치료를 받을 수 없고, 병원비를 낼 수 없었기 때문에 라이는 결국 추가로 빚을 내서 치료비를 지불했다.
그는 “타오타오가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느라 모아둔 2500만 원을 모두 날렸고, 이 때문에 빚이 8000만원까지 늘어났다”며 “아들이 아픈 것도 힘든데 경제적 부담까지 늘어나 너무 힘들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라이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영광의 왕 게임 회사에 찾아갔다. 그곳에서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며 돈을 돌려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다행히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영광의 왕 회사 측은 타오타오가 결제한 2500만 원 중 2/3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줄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 사건으로 인해 게임의 ‘현질’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게임의 재미를 높여 주고, 게임의 퀄리티 및 수익 체계를 위해 어느 정도는 현금 결제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게임에서 과도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이 논란을 낳은 것이다.
누리꾼들은 게임 내에 존재하는 확률성 아이템, 일명 ‘아이템 뽑기’가 지나친 게임 내 구매를 유도하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며 과도한 현질을 부르는 게임 회사의 꼼수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