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에서 오랜 시간 몸을 담그고 있다 보면 손가락이 쭈글쭈글해지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통은 이런 현상에 대해 단순히 피부가 물에 불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하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손가락과 발가락을 제외한 다른 부위는 쭈글쭈글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영국 일간 메트로는 물 속에 오랜 시간 있을 때 나타나는 우리 몸의 변화가 바로 ‘진화론적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영국 뉴캐슬대학(Newcastle University) 연구진은 손가락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이유가 물 속에서도 물체를 붙잡기 편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다시 말해 물 속에서 물체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자율신경계가 본능적으로 혈관을 수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마른 손과 물에 담근 주름진 손으로 수조에 담긴 구슬을 집어 다른 수조로 옮기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주름진 손이 마른 손으로 구슬을 집을 때보다 12%가량 더 빨랐다.
연구를 이끈 톰 스멀더(Tom Smulders) 박사는 이에 대해 “미끄러운 눈길에서 새 타이어가 마모된 타이어보다 잘 달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발가락에 주름이 생기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연구진은 “발가락 또한 미끄러운 자갈 위를 걷거나 뛸 때 유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물이 피부에 침투하는 것은 몸 안 체액과 외부 물의 농도 차이에 다른 삼투압 원리라고 한다.
한편, 뉴캐슬 대학 연구진은 사람 뿐 아니라 동물들도 이런 특징을 공유하는지 실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