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두 소년의 충격적인 범행 사실이 또다시 주목받았다.

 

10살짜리 어린아이들의 장난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그들의 범행수법은 아주 잔인하고 끔찍해 많은 누리꾼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1993년 2월 12일,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영국 리버풀의 한 쇼핑몰은 선물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당시 리버풀에서 거주하던 드니스 벌저 또한 그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녀는 곧 다가올 자신의 아들, 제임스의 3번째 생일을 위해 아들의 손을 잡은 채 선물을 고르느라 분주했다.

제임스는 부부의 보석 같은 아들이었다.

 

 

 

랄프와 드니스 부부는 첫 딸 아이를 사산한 경험이 있었고, 아픔 뒤에 찾아온 제임스는 가족에게 크나큰 기쁨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할 정도로 부부는 아이를 금이야 옥이야 보살폈다. 다소 과잉보호하는 그들의 양육 방식에도 제임스는 착하고 참을성이 많은 아이로 자라고 있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사람이 가득한 쇼핑몰에서 오래 걸어다녀도 칭얼거리거나 지루한 내색도 보이지 않는 착한 아이였다.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제임스를 보며 드니스도 몹시 뿌듯해했다.

오후 3시경 드니스는 저녁에 쓰일 요리 재료를 사기 위해 정육점으로 들어섰다. 어떤 메뉴가 좋을지 고민하며 잠시 매장을 둘러보던 드니스는 제임스에게 물었다.

 

 

 

“제임스, 무엇이 먹고 싶니?”

하지만 아이의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그녀는 황급히 매장을 둘러보았고 이내 제임스가 사라진 것을 눈치챘다.

그녀는 처음에 아들이 계속된 쇼핑으로 지쳐 매장 밖을 나가 다른 것들을 구경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제임스를 찾아도 제임스가 보이지 않자 그녀는 아이의 이름을 애타게 외치며 쇼핑센터를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임스를 찾지 못한 드니스는 자신의 부주의로 제임스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탈진하기에 이르렀고 한 행인은 이를 보고 보안요원에게 사라진 아이에 대해 알렸다.

 

 

 

그러나 폐점 시간이 다 되도록 제임스를 찾을 수 없었고, 드니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들은 실종된 아이를 찾기 위해 리버풀 전역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경찰과 가족들이 아이를 찾기 위해 노력해도 아이의 행방은 묘연했다.

제임스를 찾으며 부부가 피를 말리기를 이틀째, 결국 발렌타인데이인 2월 14일 늦은 오후, 경찰에게서 한 통의 연락을 받았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제임스를 찾았다는 소식이었지만 부부는 전화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믿을 수 없었다.

바로 아들이 차가운 시신으로 근교의 한 기찻길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제임스의 시신을 발견한 것은 다름아닌 아이들이었다.

 

그들은 주말을 맞이해 월튼&리버풀역의 기찻길을 장난치며 걸어가던 중 선로 근처에서 ‘망가진 인형’같은 것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가득 찬 아이들은 인형을 보겠다고 뛰어갔지만 결국 그들이 보게 된 것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광경이었다.

바로 상반신만 남은 제임스의 시신이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혼비백산한 채 마을 어른들에게 이를 알렸고 곧 출동한 경찰은 제임스의 시신을 수습했다.

제임스의 하반신은 상반신이 있던 기차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풀숲에서 발견되었다.

처음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아이의 시신 상태 및 발견 장소를 미루어 보아 달려오는 기차에 끔찍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시신의 부검 결과를 들은 경찰은 이내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의 사인은 기차로 인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수십년 동안 각종 범죄 희생자들은 부검해 왔던 베테랑 부검의조차 충격을 받았을 만큼 잔인한 폭력의 흔적들이 3살 아이의 몸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상반신과 하반신에는 푸른색 페인트가 엉망진창으로 묻어 있었고, 옹 몸에는 구타로 인한 피멍 자국이 가득했다.

 

 

아이의 머리는 둔기에 맞은 자국, 날카로운 것에 찔린 자국 등 수십여 개의 크고 작은 상처가 남아있었을 뿐 아니라 안구 한 쪽은 파열되어 있었다.

부검의는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살인범이 어떤 죄책감이나 망설임 없이 끔찍하게 아이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더욱 끔찍한 사실을 전했다.

“아이의 하반신에서 성고문을 당한 흔적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아이의 성기를 무자비하게 훼손하고 항문에 여러 개의 건전지를 삽입한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이 결과를 들은 후 일말의 양심 없이 작은 아기를 무참히 살해한 살인범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 성 도착자의 살인 행각이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살인범을 찾기 위해 경찰은 쇼핑몰의 CCTV 영상을 고화질로 복원하는 데에 경찰력을 총 동원했다.

 

 

그리고 뜻밖에도 경찰이 확인한 제임스의 마지막 모습은 두 명의 아이가 제임스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보고 두 명의 아이들이 제임스의 마지막 행적을 알 것이라 판단한 경찰은 언론과 리버풀에 위치한 여러 학교들에 이 이미지를 전달했다.

 

 

그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교사의 제보가 들어왔다. 영상 속의 아이들이 사건이 발생한 2월 12일, 무단결석한 아이들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아이들이 제임스 사건의 목격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아이들을 재빨리 찾아 나섰다.

그 아이들의 이름은 ‘존 베너블스’와 ‘로버트 톰슨’ 이었다.

 

 

두 소년들은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10살 꼬마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경찰서에 간다는 사실에 흥분하며 취조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담당 수사관은 제임스의 마지막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존을 취조실로 불러 취조하기 시작하였다.

수사관의 질문에 존은 앳된 목소리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사진에 제임스와 같이 있는 게 네가 맞니?”

 

 

“네, 저에요.” 아이는 망설이 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진 말은 수사관을 소름끼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제가 제임스를 죽였어요.”

충격에 빠진 수사관을 뒤로 한 채 아이는 자신의 끔찍한 범행 일체를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2월 12일, 학교가 너무 따분했던 아이들은 무단 결석을 한 채 쇼핑몰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인산인해를 이룬 덕분에 보안요원들의 경계가 낮아진 틈을 타 그들은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3시간 여 동안 파란색 페인트, 건전지, 태엽 군인 장난감 등을 훔쳐낸 존과 로버트는 장난감을 갖고 놀며 심심함을 달랬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무렵 정육점 코너 앞에서 혼자 있는 제임스를 보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제임스에게 다가가 “재밌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훔친 장난감을 보여주었다. 호기심을 보인 제임스가 그들에게 다가가자 존과 로버트는 제임스의 손을 잡고 쇼핑몰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한 제방으로 향했다.

드니스가 제임스가 없어진 걸 알고 찾기 시작할 무렵, 아이들은 제임스를 발로 차 물에 빠뜨렸다. 그리고 수영을 가르쳐준다는 핑계로 제임스가 물 속에서 허우적대도록 내버려두었다.

 

 

제임스가 공포에 질려 엄마를 찾아 울부짖자 존과 로버트는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제임스를 괴롭히는 일이 재미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이 모습을 수상히 여긴 한 어른이 다가가려 하자 아이들은 제임스를 데리고 장소를 옮겨가며 구타를 하기 시작했다.

 

 

선로를 따라 아이들의 손에 끌려다니며 폭행을 당한 제임스가 결국 탈진해 기절하자 존과 로버트는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다.

지독히 악마적인 그 방법은 제임스의 바지를 벗긴 뒤 엉덩이에 건전지를 박아넣는 것이었다. 그들은 제임스를 ‘장난감’ 처럼 여겼으며 탈진한 제임스를 보고 ‘배터리’를 넣어 줬다며 박장대소했다.

제임스가 고통에 몸부림치자 존과 로버트는 주변의 돌과 나무 막대기로 아이를 내리쳤다.

 

 

결국 지속되는 폭행에 제임스는 의식을 잃었다. 그러자 존과 로버트는 더욱 무섭고 치밀한 일을 저질렀다.

아직까지 숨이 붙어 있었던 제임스를 선로 위로 끌고 가, 몸에 파란 페인트를 뿌리고 아이의 얼굴을 돌멩이로 덮은 것이다.

 

 

존은 선로 사고로 제임스가 죽은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 그러한 행동을 했노라고 털어놓았다.

수사관은 모든 사실을 들은 후 충격으로 떨리는 몸을 숨길 수 없었다. 애써 진정시키며 그는 “왜 제임스를 죽였니?”라고 물어보았다.

놀랍게도 아이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냥 심심해서요.”

 

단지 ‘심심하다’는 이유로 한 아이를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한 이 작은 악마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깨닫지 못했다.

이후 법의학 수사는 계속 진행되었고 아이들의 옷가지와 신발에서 제임스의 몸에 뿌려진 것과 동일한 페인트 성분 및 제임스의 혈흔이 발견되었다.

이에 따라 사법부는 존과 로버트의 증언 및 각종 증거를 가지고 아이들을 살인죄로 기소했다.

 

 

 

하지만 당시 영국의 소년법상 10살의 아이들에게 내릴 수 있는 최대 형량은 고작 8년이었다.

이들의 끔찍한 이야기는 곧 언론을 통해 영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리버풀 시민들은 분노했다.

존과 로버트의 첫 재판 결과 이후 분노에 찬 500여명의 리버풀 시민들은 처벌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또한 제임스의 아버지 랄프 역시 판결이 너무나 부당하고, 소년법의 개정을 촉구한다며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제임스의 이야기를 알게 된 영국 전역의 28만 명의 사람들은 이 서명운동에 동참했고, 결국 영국 사법부는 존과 로버트에게 전례 없는 15년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후 존과 로버트는 갱생의지를 인정받았다는 이유로 2003년 20살의 나이로 가석방되었다.

 

 

또한 당시 살인자의 개인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메리벨 법’으로 인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신분을 감춘 채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