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에서도 ‘오벤져스’가 활약하며 컬링 열풍이 일고 있다.
시민들은 휠체어컬링 중계가 안될 때에도 온라인으로 경기 영상을 찾으며 장애인 경기에 대한 편견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반 컬링에선 볼 수 없던 모습들이 휠체어 컬링에서 포착되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2018 평창 패럴림픽 휠체어 컬링 예선 3차전인 슬로바키아와 대한민국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를 치르고 있는 선수들 뒤에서 누군가가 쉴새 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모습이 바로 휠체어 컬링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휠체어 위에 올라타 있는 선수들은 직접 스톤을 닦고 옮기는 것이 힘들다.
이 때문에 휠체어 컬링에는 대신 스톤을 관리해 줄 도우미들이 필요하다.
이들은 자원봉사자로, 특수 제작된 수건으로 20kg가 넘는 스톤을 닦고 선수들이 바로 투구를 할 수 있게 스톤의 위치를 옮긴다.
아주 작은 이물질 하나도 투구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스톤을 닦는 작업은 굉장히 섬세하게 이루어진다.
또한 봉사자들은 경기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경기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컬링 도우미들 중에는 머리가 희끗한 노년의 자원봉사자도 있다.
올해 68살이 된 박정권 할아버지는 은퇴 후 꽤 오랫동안 다양한 자원봉사를 해왔다.
2012년 제주 세계자연유산보존 학회, 2014년 아시안 게임 선수촌 의전팀,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에서 주로 의전 통역 봉사를 했다.
10년 가까이 직장에서 해외 파견 근무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통역 봉사를 해 온 것이다.
이번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선수들 바로 곁에서 돕고 싶은 마음이 컸던 박정권 할아버지는 휠체어 컬링팀에 지원을 했다.
그는 “나이가 많아 안 될 줄 알았는데 감사하게도 기회가 주어져 즐겁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내내 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1분 이내에 스톤을 정리해주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꿋꿋이 자기 몫을 해내고 승리를 거두는 국가대표팀을 볼 때면 자랑스럽고 기쁜 마음이 앞선다.
할아버지는 “국민들이 비인기 종목에도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면 선수들도 더 열심히 하지 않겠냐”며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