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형사가 17년 동안 유가족에게 거짓말을 일삼으며 사건을 은폐한 정황이 포착돼 누리꾼들에게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31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01년 일어난 故 염순덕 상사의 의문사에 대한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날 방송에서는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한 형사의 미심쩍은 행동에 주목했다.
군에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던 상황에서 유가족이 유일하게 믿었던 사람이었다.
이 경위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故 염 상사와 내 나이가 비슷하다. 자녀들도 내 자녀들과 나이가 거의 같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군 당국 외에도 경찰 쪽에서 누군가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흔적을 찾았다.
그 결과 당시 조사 과정에서 이 경위가 동료 형사의 물건을 현장에서 발견한 증거품이라며 거짓 의뢰하는 등 여러 정황을 다른 경찰동료들에게 숨겨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이 경위는 목격자를 찾기 위해 3개월간 피해자 故 염 상사의 사진을 들고 탐문 수사를 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그런 이 경위에게 사진 한 장을 건넸다.
그리고 이 경위는 사진 속 인물 피해자인 故 염순덕 상사를 알아보지 못했다.
사진을 들고 몇 개월간 탐문 조사를 했다는 사건 담당 형사가 피해자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故 염 상사의 부인 박선주 씨는 눈을 깜박거리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제작진에 “왜냐.
왜 이 사람이냐”고 계속 되풀이해 질문했다.
그러다 끝내 “(남편은) 집에 오는 길이었다. 이렇게 될 사람이 아니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박씨는 남편이 사망한 뒤 남겨진 두 아들을 홀로 어렵게 키워왔다.
이후 박씨는 자신이 17년간 의지했던 이 경위를 직접 찾아가 “얼마나 믿었는데, 고마운 분이라고 얘기했는데 어떻게 이러냐”며 “진실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故 염 상사의 여동생 염선애 씨 또한 “형사님이 그럼 자진해서 군부대에서 덮게끔 도와준 거냐”고 따져 물었다.
유가족의 애처로운 호소에도 이 경위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으며 자리를 피했다.
그런 이 경위를 본 박씨는 주저앉아 또 한 번 오열했다.
방송 카메라를 통해 그대로 전해진 유가족의 눈물을 본 시청자들은 분노를 표하고 있다.
한편 故 염순덕 상사는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에 근무 중이던 지난 2001년 12월 11일 부대원들과 회식을 하고 난 후 다음날 도로변에서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군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내사를 종결짓고 미제로 남기며 의문을 증폭시켰다.
사건 발생 15년이 지난 2016년에서야 다시 재수사가 시작됐으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