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림과 동시에 조용하던 교실은 난장판에 가까워진다.
종이 침과 동시에 책상 위에 엎드려 잠을 청하는 친구들, 재빠르게 무리를 지어 매점으로 달려가는 친구들, 가방에서 주섬주섬 과자를 꺼내는 친구들.
단 10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친구들마다 다른 제각각의 행동들을 관찰할 수 있다.
과연 나는 어떤 유형인지, 또 나와 가장 친한 친구들은 어떤 타입인지 떠올리며 읽어보자.
1. 꿈나무 축구교실
교실 구석이나 빈 사물함에는 항상 축구공이 준비되어 있다. (배구공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그 짧은 쉬는시간 10분이라도 발에서 축구공을 굴려줘야 속이 후련한 친구들이 있다.
공놀이를 하다 선생님에게 공을 뺏기더라도 굴하지 않고 어디선가 찰 물건을 가져온다.
2. 마라토너
이유는 모르겠지만 쉬는시간 추격전이 시작된다.
친구들의 슬리퍼를 발로 차면서 도망 다니거나 복도 끝에서 끝으로 열심히 뛰어다닌다.
“복도에서 절대 뛰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은 까맣게 잊은 채 달리다가 복도를 돌아다니던 교감 선생님께 걸려 혼나기도.
3. 제티광
우유상자가 도착하면 가장 먼저 달려간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제티 있냐”고 묻는다.
흰 우유는 맛 없어서 안 먹는다는 이런 제티광 친구들은 정작 자기가 직접 제티 스틱을 가져온 적은 없다.
4. 매점 단골
쉬는시간마다 “매점 갈래?” 라 물어보는 이 부류의 친구들은 매점에서의 표정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중 가장 밝아보인다.
매점에 새로운 빵이나 음료수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알려주는 정보통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매점 주인 아주머니는 이 친구의 이름까지 알고 있을 정도.
5. 종소리에 쓰러지는 종이인간
수업이 끝나면 바로 책상 위로 쓰러지는 친구들. 좀처럼 얼굴을 보기 어렵다.
아침 조회 시간부터 졸고, 쉬는시간에는 역시나 어디 안 가고 그냥 잔다. 종종 점심도 거른 채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기도 한다.
그의 정신이 가장 맑아보이는 시간은 종례 시간이나,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에 가는 순간이다.
6. 체육복, 교과서 빚쟁이
한 두번이 아니라 매 수업마다 교과서며 체육복 등을 빌리러 다니는 친구들이 있다.
아예 가방 없이 학교에 오는 경우도 있고, 필통이 따로 없고 그냥 책상 서랍에서 연필이나 지우개 등을 꺼내쓴다.
심지어 빌렸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사물함에 넣어놓기도 하여 빌려준 물건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7. 모범생과 대필가
모범생들은 수업 시간에 유일하게 선생님과 대화를 한다. 수업 종료 종이 치고도 선생님을 붙잡고 질문을 하기도 하고 바로 전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로 복습하느라 교과서를 붙들고 있는다.
쉬는 시간 책상에 앉아 열심히 필기를 하는 친구들의 타입이 또 있는데, 이 친구들은 ‘대필가’ 타입으로 보통 숙제를 안 해서 수업 직전에 다른 친구 숙제를 베끼는 친구들이다.
8. 부재중
쉬는시간 종이 울리면 조용히 교실을 나간다. 화장실에도 없고 교무실에도 없고 매점에도 없다.
어디 갔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냥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인물. 그러다가도 수업이 시작되면 어디선가 나타나 조용히 자리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