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남편이 아직 안에 있어요”
지난달 9일 모두가 잠든 새벽, 울산 중구에 위치한 동네 휴게텔에 크게 화재가 발생했다.
인근 소방서는 신고를 받은 후 즉각 출동했고, 화재 소식을 들은 중구 학성지구대 야간근무원과 순찰차 대원도 현장으로 출동했다.
옆 건물로 옮겨붙는 불을 진압하기 위해 소방관들은 사투를 벌였다. 경찰관들은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해 주변 교통을 통제하고, 탈출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한 할머니가 갑자기 “아이고, 치매 걸린 우리 남편(82)이 거동이 불편해서 아직 집에서 못 나오고 있어요”라며 소리쳤다.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데려오기엔 벅찼던 할머니가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고령의 나이에 자칫 연기에 중독되면 목숨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중구 학성지구대 1팀장 강길중(53)경위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건물로 진입했다.
연기 때문에 숨 쉬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서 강 경위는 할아버지를 업고 밖으로 나왔다.
강 경위는 할아버지를 119구조대 들것에 눕힌 뒤 곧바로 임무를 이어 수행했다.
할아버지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신속히 치료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울산중부경찰청 측은 “시민 안전을 위해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강 경위와 당시 순찰대원들에게 ‘경찰청장 장려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