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아이를 돌보는 것 뿐만 아니라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식당일마저 잘 도와주지 않는 남편 때문에 고민이라는 아내의 사연이 소개돼 시청자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서는 넷째를 임신한 만삭의 몸으로 세 아들을 키우며 식당일까지 도맡아하고 있는 30대 아내의 고민이 소개됐다.
이날 고민의 주인공은 각 8, 6, 4세인 세 아들의 엄마이자 임신 9개월 차에 접어든 만삭이었다. 아내는 “현재 연어 초밥 가게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새벽 2시까지 식당일을 하면서 세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는 아내는 “오늘 마지막 경고를 하러 나왔다”며 “남편이 내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갈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정작 사연 속 문제의 남편은 자신의 행동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아내는 강하다”며 “아이 셋 데리고 일도 잘하고 힘들어도 내색을 잘 안한다”고 아내의 고민에 공감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가게를 홀로 맡긴 것은 다른 사람을 못믿기도 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한 일”이라며 “나도 밖에서 어마어마하게 힘들다. 보통 저녁 6시에 나가서 밤 10시 정도에 끝난다”고 말했다.
아내는 “아이가 아파서 응급실에 갔는데 남은 두 아이를 다 데리고 택시타고 갔다”며 “애기는 아파서 쓰러졌는데 남편이 끝까지 안 오더라. 정말 속상했다”고 가정에 무관심한 남편을 원망했다.
남편은 “애들이 잔병이 없다보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아기 엄마가 잘 하다보니까 ‘어찌 됐든 살아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남편의 뻔뻔한 말에 모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아내는 이미 남편을 향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었다. 현장에 같이 온 주인공 아내의 친언니는 “동생 아이들을 내가 봐주기도 하는데 가끔 동생이 집에서 울고 있는 걸 본다”고 했다.
친언니는 그럴 때마다 “제부가 너무 밉고 때려주고 싶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부부가 운영하는 연어초밥 가게의 단골 손님도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손님은 “맛집이라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자주 찾다 보니 부부의 어려움을 많이 봤다”고 자신이 사연의 신청자임을 밝혔다.
손님은 “특히 제수씨가 너무 힘들어 해서 아기 기저귀도 내가 갈아주곤 했다”며 “남편이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 가게를 실제로 엎기도 했다. 남편과 취미생활도 같이 한다”고 충격을 더했다.
아내는 “푸드트럭 일을 하고 있는 남편은 일이 빨리 끝나면 고생하는 나 몰래 실내골프나 볼링을 치는 등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즐기고 있다”며 “나에게 거짓말하고 일주일에 두 세번은 가더라”고 폭로했다.
남편은 당황한 기색도 없이 “나도 스트레스를 풀어야한다”, “손님들이 가자고 해서 뿌리치기 힘들다”, “아내는 뭘로 스트레스를 푸는지 몰라서 미치겠다”고 변명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내가 그토록 원하고 바라는 것은 자신이 가게를 그만두고 네 아이 육아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마련해주는 것이었다.
남편에게 바라는 점을 묻자 아내는 “돈도 돈이지만 애들도 중요하니까 애들 크는 동안 가게 일을 쉬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아이들이 특히 아빠의 폭언과 폭력성에 그대로 노출돼 욕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 더욱더 큰 문제였다
8살 아들은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고 어른들처럼 욕을 내뱉어 충격을 안겼다.
끝으로 아내는 “원래 직업은 웨딩 메이크업인데 결혼식을 아직 못했다”며 “가게를 그만두면 아이들을 키우다가 내 원래 일을 하고 싶다”고 작지만 간절한 소망을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많은 투표수에 남편은 “넷째를 출산하면 아내가 말하는 대로 바꿔보겠다”며 “만약 여기 안 나왔으면 약속을 못 지켰을 것 같다. 출연하길 잘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기적이던 남편은 “아이들 앞에서도 욱하지 않고 욕하지 않겠다”고 지난날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변화할 것임을 약속해 태도의 변화를 예고했다.
한편 KBS 2TV ‘안녕하세요’는 고민의 해결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털어놓는 것에 초점을 맞춘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주 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