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정유정 작가는 “가해자가 영세 인테리어 업자였는데 술을 먹고 아이가 태권도 학원에 간다고 나갔는데 애를 친 거다.
그때 병원에 데려갔다.
CT를 찍어봐야 하는데 우리 병원에 없으니까 큰 병원을 가라고 했다. 광주 근교에 있는 댐으로 가서 그 사람이 사냥이 취미였는데 공기총으로 애를 쏴 죽인 거다. 댐에다 유기를 해버렸다”라며 사건 당시 상황을 전했다.정유정은 “그 사람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다음날 처음에는 아이가 사는 아파트 단지로 갔다. 아파트 마트에 가서 사장님에게 물었다. 아이 부모님이 아이를 굉장히 엄하게 다루고 집을 나갔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범인이 사는 아파트로 찾아갔다. 경비원 아저씨는 이 사람이 성실한 가장이고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라며 털어놨다.
정유정 작가는 “그 이야기를 양쪽에서 듣고 오니까 그날 ‘7년의 밤’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조합이 됐다. 어떤 게 진실인지 모른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사건 이면에는 드러나지 않는 진실이 있다는 걸 독자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또 유재석은 “‘종의 기원’을 쓸 때 사이코패스 박한상 사건이 있었다더라”라며 궁금해했고, 정유정 작가는 박한상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정유정 작가는 “박한상 사건을 늦게 쓴 이유가 있었다. 1인칭으로 쓰려고 보니까 공력이 부족하더라. 3인칭 그로서 사이코패스를 두 번 그려 본 뒤에 ‘종의 기원’에서 나로서 사이코패스 이야기를 쓰게 된 거다. (소설을 쓰는 동안) 그 시기를 제가 사이코패스로 살았다. 남편이 저를 무서워해서 2년 동안 각방을 썼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게다가 정유정 작가는 “사이코패스가 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나만 생각하는 거다. 내가 모든 걸 먼저 차지하고 너는 다음이다. 있으면 갖고 없으면 말고”라며 당부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유정 작가는 자료를 조사하고 숙지하는 기간이 1년 정도라고 말했고, 직접 작성한 작업 노트를 공개했다.
정유정 작가는 “저는 소설이 두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 있고 체험하게 하는 소설이 있다. 제 소설은 후자에 속한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작가들의 나태한 묘사다. ‘저기는 시체가 있다’라는 말 정말 싫다. 독자에게 시체를 안겨줘야 한다. 시체의 무게, 느낌, 냄새 이런 걸 묘사하면 독자가 안고 있는 느낌이 드는 거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며 강조했다.
[저작권자 VONVON/ 무단복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반 시 법적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