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세 여아를 살해·유기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가해자들이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20년 전에도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되었던 초등생 유괴·살해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1997년 8월 30일 살해범 전현주(당시 28세)는 영어 수업을 마치고 나오던 초등학교 2학년 박초롱초롱빛나리 양(이하 박나리)을 유괴했다.
이후 전현주는 나리양의 부모에게 이틀 간 총 세 차례 협박 전화를 걸어 2천 만원의 몸값을 요구했다.
첫번째 협박 전화 직후 전현주는 집에 보내달라 애원하는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고, 이후 경찰의 발신지 추적에 의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범행 12일 만에 체포된 범인은 놀랍게도 임신 8개월의 임산부였고, 범행 다음날 그녀를 체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임산부가 범인일 리 없다는 경찰의 안일한 판단으로 인해 체포 시기가 늦어졌다는 것이 알려졌다.
피해자의 시신은 가방에 담긴 채 전현주 남편의 극단 사무실에서 발견되었다.
조사 결과 전현주에게는 3천만원 가량의 빚이 있었으며 생활고에 시달리다 돈을 구하기 위해 피해자를 유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현주는 자신 외에도 공범 5명이 더 있다고 주장하며 죄질을 낮추기 위해 계속해서 진술을 번복했으나 결국 단독범행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계속해서 거짓 진술을 하는 등 그녀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하여 사형을 구형하였으나, 우발적 범행에 초범이었던 점을 참작하여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전현주는 현재도 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수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딸을 출산하였다고 한다.
당시 유괴 9일 후인 1997년 9월 8일이 피해자의 생일이었는데, 피해자가 유괴 직후 살해 당해 결국 생일을 맞이하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는 것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박나리양 유괴사건은 피해자의 특이한 이름과 범인이 만삭의 임산부였다는 특수한 점들 때문에 사람들의 뇌리에 더욱 깊게 자리했다.
당시 이 사건은 피해자의 집과 가족들의 모습이 생중계로 보도될 만큼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으며, 범인이 체포되는 장면도 뉴스 특보로 다뤄졌다.
또한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범인 전현주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이 거세기도 했다.
이 사건은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빨간 구두를 신은 여성에게 유괴당하는 김윤정양 에피소드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2일 인천지법 형사15부는 8세 여아를 유인,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주범 김모(16)양과 공범 박모(18)양에게 각각 징역 20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