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이는 향수 제조가와 죽이는 향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가 있다.
톰 티크베어 감독의 ‘향수’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소개하므로,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다면 뒤로가기를 추천한다.
생선시장에서 태어난 장바티스트는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다. 그의 괴로운 삶에서 유일한 낙은 향기를 맡는 것이었다.
그는 뛰어난 후각 능력으로 냄새만으로도 사물을 구별하고 조합하는 재능이 있었다. 직접 나무의 구성 향기를 재현하기도 했다.
이런 장바티스트의 후각을 자극한 여인이 있었는데, 그는 그녀의 향을 갈망하게 된다. 변태처럼 향을 맡다가 어이없게도 그녀를 살해한다.
그녀가 죽자, 당연히 그녀의 체취도 차갑게 식어 사라졌다.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조향사를 꿈꾸고 아름다운 향기를 직접 소유하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장바티스트는 파리를 넘어 그라스로 향했다. 향수의 본고장에서 제대로 배워보기 위함이었다.
그가 정착한 이 동네에서는 점차 이유를 알 수 없는 연쇄살인이 일어난다.
동시에 장바티스트의 향수 컬렉션은 늘어갔다. 그가 사람을 통해 향수를 만든 것이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결국 장바티스트가 남긴 증거로 인해 범인으로 발각되고 경찰들이 그를 연행한다.
장바티스트는 사형 집행 전, 자신의 몸에 몰래 향수를 바른다.
사형 집행 장소로 올라가던 그의 몸에서 점차 향기가 퍼지자 이
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 향에 취하여 장바티스트를 천사, 신 등으로 숭배하기 시작한다.
사형 집행은 중단되었고 그는 의기양양했다. 사람들을 향해 자신의 향수가 묻은 손수건을 흔들자 모두가 그를 향해 손을 들었다.
하지만 바람결에 손수건을 놓치자 사람들은 그에게 시선을 거두고 손수건을 쫓아갔다.
이 때 장바티스트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자신의 본질이 아닌 향수를 경배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그는 처음으로 살인한 여성을 떠올리며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결국 장바티스트는 자신의 고향인 파리로 돌아간다.
빈민가로 가 향수를 온 몸에 뿌리자 그의 향을 맡은 사람들이 장바티스트에게 몰려든다.
장바티스트의 최후는 끔찍했다. 빈민가 사람들이 그의 향을 맡다, 그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뼛조각 하나 없이 사라지며 생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