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 명의 관객이 보는 앞에서 받은 프로포즈였지만 여성은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3일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마술사 최현우가 목격한 안타까운 사연이 시청자와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자극하고 있다.
이날 최현우는 방송에 출연해서 “마술은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술하다가 눈물을 쏟은 적이 있다며 사연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최현우의 마술쇼에는 중간에 연인 이벤트가 있는데, 이는 바로 프로포즈를 하고 싶은 연인들을 위한 시간이라고 한다. 그는 그 중에도 2005년에 해당 이벤트에 신청한 한 남성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최현우는 “프로포즈 시간이 다가오고 달달한 분위기에서 청혼하는 남성을 보고 성공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포즈를 받은 여성은 마이크를 건네받고 전혀 예상 밖의 대답을 하고야 말았다.
“미안한데 오빠랑 결혼 못 하겠다”고 대답한 것이다.
최현우는 “내 마술쇼에서 프로포즈를 받은 여성이 거절한 상황은 난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침 그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객석을 꽉 채운 1,500명의 관객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프로포즈를 신청했던 남성은 뜻밖에도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다시 마이크를 잡고 말을 이어 나갔다.
남성은 여자친구가 프로포즈를 거절한 이유를 안다고 말문을 뗐다. 그리고는 “사실 얼마 전 여자친구와 병원에 갔는데 여자친구가 말기 암 선고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몇 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 여자친구에게 남은 시간 동안 만이라도 남자친구가 아닌 남편으로 곁에서 함께하고 싶다”고 애틋한 마음을 모두에게 고백한 것이다.
여자친구가 프로포즈를 허락할 수 없었던 이유는 자기가 죽고 난 후 혼자 남을 남자친구 걱정 때문이었다. 남성은 이미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프로포즈를 한 남성은 “이 프로포즈를 통해 여자친구의 마음이 바뀔 수 있다면 그게 내 인생의 가장 큰 마법이 될 것 같다”며 말을 마무리했다.
최현우의 마술쇼를 통해 또 다른 마술이 일어나길 바랐던 진심 어린 남성의 고백에 1,500명의 관객은 너도 나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했다.
마침내 여자친구는 펑펑 눈물을 흘리며 남성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실제로 일주일 뒤 그들은 결혼식을 올렸다.
최현우는 “결혼식에 증인으로도 참석했다. 그리고 4개월 뒤 여자 분이 세상을 떠났다”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다”며 “마술사라는 내 직업이 누군가를 연결해 줄 수 있는 마법 같은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전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