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 게시물을 클릭하게 만든 썸네일 속 인물들은 공통적인 비밀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아래 나오는 사진 속 인물들 역시 같은 비밀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썸네일과 아래의 사진을 유심히 관찰해보길 바란다.
이 사진은 침대에 누워 어딘지 근심 어린 듯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있다.
새하얀 방 안, 그리고 역시 새하얀 침구에 둘러싸인 그녀는 조금 창백해보이기도 한다.
썸네일과 이 사진의 공통적인 비밀을 눈치챘는가?
눈치챘겠지만, 이 게시물의 사진들은 평범한 인물 사진이 아니다.
모두 한 조각가의 조각 작품을 사진에 담은 것이다.
이 작품들을 만든 사람은 호주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중인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 뮤익(Ron Mueck)이다.
그가 조각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과거 장난감 제조업을 하던 아버지의 밑에서 스스로 자신의 장난감을 만들어 보았던 경험이라고 한다.
그는 최대한 실감 나는 작품을 위해 섬세한 피부결은 물론 주름과 잡티, 다크서클, 수염자국까지 놓치지 않고 작업한다.
또한 소재는 대개 탄력성이 뛰어난 실리콘을 사용하는데, 이 덕에 그의 작품은 더더욱 진짜 사람처럼 보인다.
이러한 극사실주의 작품을 마주한 관객은 사실적으로 묘사된 조각의 부분부분을 세밀하게 뜯어보게 되고, 작품에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론 뮤익은 있는 그대로의 인간 실체를 보여줌으로써 인간 자체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또한 그의 작품은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축소된 크기를 하고 있는데, 인간과 똑닮았지만 비현실적인 크기를 가진 그의 작품을 보면 많은 관객들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는 그의 작품 제작 과정은 마치 조물주가 인간을 만드는 과정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국내에서는 올해 여름 서울시립미술관의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하이라이트’전을 통해 론 뮤익의 작품들을 전시한 바 있다.
가장 첫번째 사진이었던 ‘침대에서’는 그 압도적인 크기와 사실적인 묘사로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극사실주의 조각을 통해 생명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일대기를 묘사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인생에 대해 성찰하게끔 하는 론 뮤익.
사진으로도 전해지는 그의 압도적인 작품들은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