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사는 한 남성은 최근 동남부 지역에서 지하철을 탔다가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지난 28일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시각장애인 남성이 안내견과 함께 지하철에서 겪었던 사연을 소개했다.

시각장애인인 남성 아밋 파텔(Amit Patel, 37)은 안내견 키카와 함께 워털루 지역을 여행하고 있었다.

아밋은 안내견 키카와 함께 이른 출근 시간 지하철에 탑승했다.

그는 지하철에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하철 사용에 대해 전혀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아밋은 지하철 내에서 최소한의 배려도 받지 못했다.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좌석을 차지한 사람들은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고, 주변의 어느 누구도 그에게 배려의 손길을 건네지 않았다.

아밋은 한참을 키카와 함께 노약자 좌석 옆에 서 있어야 했다.

평소 아밋이 자리에 앉으면 키카는 최대한 좌석 쪽으로 몸을 붙여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을 피했다.

하지만 사건 당일 문 쪽에 자리잡게 된 키카는 지하철에 타고 내리는 사람들의 발에 계속해서 치였고 꼬리를 밟히기도 했다.

그는 “키카는 훈련된 안내견이라 사람들에게 맞아도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당일 미세하게 떨며 불편해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아밋은 도착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서러움과 키카에 대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브닝 스탠다드에 따르면 아밋은 5년 전 갑작스럽게 안구에 출혈이 일어나며 시력을 잃었다.

원래 의사였던 그는 시력을 잃은 뒤 키카를 입양했고, 조금씩 새로운 삶에 적응해가고 있다.

하지만 아밋은 “키카와 함꼐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갈 때는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한국에서도 안내견과 함께 지내고 있는 시각 장애인들이 아밋과 같은 불편 사항을 호소하고 있다.

안내견이 예쁘다며 만지거나 쓰다듬고 사진을 찍는 것은 일쑤고, 공공장소 출입을 거절 당하기도 한다.

지난 2011년에는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안내견을 본 뒤 비명을 지르고 역무원과 시각 장애인에게 화를 내며 사과를 요구한 것이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안내견들은 시각 장애인들의 눈이다.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을 존중한다면, 안내견을 만지거나 음식을 주는 행위, 휘파람을 불거나 큰 소리로 부르는 등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