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7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일본인들은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 ‘그 청년’을 기억하고 있다.
수많은 일본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그 청년’은 지난 2001년 1월 26일, 술에 취한 한 남자가 반대편 선로로 추락하는 것을 발견해 선로에 뛰어든 용기 있는 한국인 청년 ‘이수현’이다.
한국인 청년 ‘이수현’은 당시 26세의 나이로 고려대를 무역학과를 휴학한 상태였다.
그는 한국에서 휴학을 하고 도쿄로 건너가 일본어 학교를 다니며 유학생활을 했다.
일본으로 간 한국인 청년 ‘이수현’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그는 용돈을 벌어 쓰기 위해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항상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는 우수한 학생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그날도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당시 시각 오후 7시 15분, 신오쿠보역에서 기숙사로 돌아가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이수현 씨는 술에 취한 한 남자가 반대편 선로로 추락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수현 씨는 그 남자를 발견하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선로로 뛰어내려 그를 붙잡고 일으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 모습을 본 일본인 ‘카메라맨 세키네 시로’ 씨도 선로로 내려와 이수현 씨를 도왔다.
하지만 그 순간 진입한 열차는 미처 선로를 빠져나오지 못한 세 사람과 부딪혔다.
그리고 세 사람은 결국 열차에 치여 숨지고 말았다.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사실 이기주의가 팽배했던 일본에서는 떨어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 예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국인 유학생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자국인을 구하려 했다는 사실에 일본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이수현 씨의 빈소에는 당시 일본 총리였던 모리가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도 방문하여 일본 정부를 대표해 조의를 표했다.
일본의 매체들은 이 사건을 ‘정녕 일본에는 이수현같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한국의 의인이 술 취한 승객을 구하다’ 등의 제목을 내걸며 크게 보도했다.
사건 이후 이수현 씨의 할아버지가 ‘강제 징용 피해자’였음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의 할아버지가 ‘일본 탄광에 끌려간 사연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수현 씨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었더라도 내 아들처럼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해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한편 이수현 씨의 이야기는 2008년 한일 합작 영화인 ‘너를 잊지 않을 거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당시의 깊은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