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지난 5년 간 비염에 걸려 흘리는 콧물인줄로만 알았던 ‘액체’의 정체를 뒤늦게 알게 된 한 미국 여성의 사연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북부 네브래스카 주에 거주 중인 켄드라 잭슨(Kendra Jackson, 52)은 지난 5년 간 쉴 새 없이 콧물이 흘러내리는 증상을 겪고 있었다.
그는 2013년 자동차 사고를 겪은 이후 콧물이 흐르는 증상이 시작됐는데, 지난 2년 동안 이 증상이 매우 심각해졌다.
일을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집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요리를 할 때 등 말 그대로 ‘시도 때도 없이’ 콧물이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콧물 때문에 잭슨은 심각한 불면증을 겪었으며, 심지어는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가 처음 콧물을 흘리기 시작할 때 단순한 비염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증상이 갈수록 심해지자 잭슨은 결국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충격적인 검사 결과를 마주했다.
잭슨이 5년간 흘린 액체의 정체는 콧물이 아니라 뇌에서 흘러나온 ‘뇌 척수액’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뇌 척수액은 뇌에서 생성돼 뇌실과 거미막밑공간을 따라 뇌와 척수를 순환하는 액체이다.
콧물처럼 무색에 투명한 것이 특징이며, 외부 환경의 변화나 충격 등으로부터 뇌와 척수를 보호하고 뇌의 형상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잭슨은 “교통사고 이전까지 나는 매우 건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고 이후 교통사고 후유증 때문에 계속 액체가 코를 통해 흘러나오면서 후각 및 미각이 거의 상실됐다”고 밝혔다.
이어 “두통이 매우 심했고 음식을 삼키거나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것도 불가능할 만큼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주치의는 “환자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코에서 흐르는 물이 콧물이 아닌 뇌 척수액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상이 맞았다”며 “뇌 척수액이 더 이상 흐르지 않도록 뇌에 생긴 구멍을 막는 수술을 곧바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잭슨은 지난 달 말 수술을 받았고, 현재는 별다른 부작용 없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