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홀로 잠든 집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하려다 저항하던 여성과 이를 목격한 인근 주민 등 3명을 무차별 폭행한 30대 배달원이 구속됐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오전 7시쯤 영등포구 대림동 한 주택에 무단으로 침입해 자고 있던 A(30)씨를 성폭행을 하려다 깨자 A씨를 때리고, 이어 범행을 목격한 주민 B(65)씨와 C(40)씨에게도 폭행을 가한 혐의(살인미수, 상해, 주거침입 등)로 양모(3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성폭행 시도 중 잠에서 깬 A씨가 “살려달라”라고 외치자 A씨의 얼굴을 수차례 내려치고 어깨를 이로 물어 정신을 잃게 했다.
그 사이 소란스러운 소리를 들은 같은 주택 주민 B씨가 A씨 집으로 들어와 “사람을 때리면 되나, 나가라”고 하자 양씨는 B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저항하지 못하게 막은 뒤 양씨는 B씨 머리를 마구 내려치다가 주방에 있던 무거운 철제 냄비 뚜껑으로 머리를 수 차례 찍기까지 했다.
B씨가 도움을 요청하자 이 소리를 들은 B씨 딸 C씨가 왔고 양씨는 모녀를 번갈아 가며 때렸다.
양씨의 폭행으로 여성 3명 모두 부상을 입었고 특히 B씨는 두개골 일부가 함몰돼 사건 당시 출혈이 멈추지 않아 상의가 모두 피로 젖을 정도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양씨가 B씨를 죽음에 이를 수준으로 폭행한 것으로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또한 경찰 조사 결과 양씨는 이 지역에서 배달원으로 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양씨가 사건 당시에도 자신이 배달할 때 사용하는 오토바이를 타고 왔고 배달원으로 일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대상이 된 A씨의 집은 주택 대문이 쉽게 열리는 구조였고 A씨가 두 달 전 한국에 들어온 중국동포로 매일 오전 한국어학원을 가는 것을 제외하고 집에 혼자 머문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양씨는 현재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진술하고 있다”며 “계획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