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이순재가 최근 ‘미투’운동을 통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8일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연기 경력만 60년인 살아있는 전설 이순재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날 이순재는 #미투운동을 통해 낱낱이 폭로되고 있는 연극계 성폭행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이순재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서 “참담하다”고 말문을 연 뒤, “그 동안 묻혔던 일들이 각계에서 드러나는데 뭐라 표현할 수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어쨋든 간에 한 번은 일어났어야 했다. 터질 일이 터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모두 죄송하다”며 사죄의 말을 전했다.
앞서 지난 20일 극단 연희단 거리패의 이윤택 연출을 비롯해 배우 조재현, 조민기, 최일화 등 연극계의 상징적인 인물들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에 이순재는 “가해자들도 사실 다 아는 분들이라 깜짝깜짝 놀란다. 설마 설마 했는데”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제부터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이런 성폭력들이 가차 없이 고발돼야 한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그는 성폭행 피해로 인해 꿈을 포기한 후배들에게 “‘지나간 것보다 새로운 것을 보라’고 하고 싶다. 이제 그런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처를 받았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말고 다시 무대로 돌아와 달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또한 이순재는 성폭행 가해자들에게 “이 분야(연극계)를 떠난다고 하지 않았나. 약속대로 꼭 이 분야를 떠나라. 그래야 끝이 난다”며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 “경중은 있겠지만 자숙을 한다는 사람은 꼭 자숙을 해야 하고, 이제부터 ‘나 죽었소’하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순재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게 없다”고 재차 사과한 뒤, 좋은 작품으로 찾아오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이순재는 다음달 개봉하는 영화 ‘덕구’에 노개런티로 전격 출연했다.
그는 영화 ‘덕구’에 대해 “이 시대에 전하는 감성이 있고 반드시 필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 무대에 서고 있으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