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를 치어 죽인 가해자가 사건 며칠 후 가족 여행을 떠난 것으로 밝혀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엄마와 6세 딸이 승합차에 치여 6살 딸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타까운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는 아파트 단지에 현수막과 호소문을 붙이며 주민들에게 사건의 실상을 알리고 있다.
지난 11일 사고를 목격했다는 아파트 주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죽은 사람만 억울하다’는 글을 게시했다.
A씨는 글에서 “결국 가해자와 해결이 안 되는 모양”이라고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양쪽 말을 다 들어보고 판단해야 하지만 저는 사고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어린이집 앞 횡단보도에서 다른 차보다 먼저 가겠다고 액셀 밟은 사람이 무슨 할 말이 있겠냐”라고 말하며 분노를 표했다.
A씨는 피해자 아버지가 아파트 단지 내 게시한 글을 공개했다.
십여 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했다는 아버지는 “저희에게 일어난 사건에 대해 사실과 다른 소문들이 있어서 사실을 알려 드리고 도움을 받고자 이글을 올립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피해 아버지는 “2017년 10월 16일 19시 10분경 다음날 소풍 준비를 위해 장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아내와 딸에게 갑자기 차가 돌진해 왔고 피할 겨를도 없이 치였다”면서 “블랙박스 확인 결과 차가 바로 정지하지 않고 더 이동해 딸 아이가 죽음에 이르게 됐다”며 사고가 벌어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가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바로 멈췄다고 했지만 블랙박스 확인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단지 못 봤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호소했다.
또 아버지는 “가해자는 사고발생 며칠 후 비행기를 타고 가족여행을 갈 정도로 상식선을 넘는 행동을 했다”면서 “죗값을 달게 받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최대한 벌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으로 저희를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6년 만에 힘겹게 얻은 딸을 잃은 아내는 중상을 입고 죽지 못해 살고 있다고 가족이 상처받은 아픔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에게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하고 다시는 우리 아이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들의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게시물을 올린 A씨는 “가해자 본인도 가족이 있으면서 저런 행동을 한다는 게 정말 놀랍다”고 말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이어 “사망한 6살 아이의 핏자국이 물로 씻어도 지워지지 않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A씨는 피해 아버지가 아파트에 붙인 호소문과 사고 현장 사진, 현수막 등을 공개했다.
누리꾼들은 “피해자가 제대로 처벌받기를 바란다”, “가족여행을 가다니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아파트 단지 내에서 더 조심해야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