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교실.
“준서야~”라고 부르면 뒤를 돌아보는 학생들은 몇 명일까?
현재 17살인 그들이 태어났던 2000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KBS드라마 ‘가을동화’의 주인공 이름이 ‘준서’였기 때문일까. 유독 ‘준서’란 이름을 가진 고등학생들이 많다.
‘가을동화’는 당시 최고 시청률 42.3%를 기록한 국민 드라마였고, 많은 이들은 주인공 이름을 잊지 못하고 추억했다.
게다가 주인공 이름인 만큼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덕에 세련미가 있으면서도 입에 착착 감기는 쉬운 이름이라 더욱 인기가 있었다.
덕분에 여자 아이들은 여주인공, 남자 아이들은 남주인공에서 따 와 이름을 짓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었다.
그 결과 태어난 해에 유행했던 인기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꼭 있다.
한 반에 몇 명씩 있을 법한 드라마 주인공 이름들을 모아봤다.
#1. 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 – 은수, 준서
#2. 2001년 드라마 ‘피아노’ – 수아
#3.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 – 유진, 지우(연기자 이름)
#4. 2003년 드라마 ‘올인’ – 수연
#5.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 은채
#6. 2005년 드라마 ‘부활’ – 하은
#7. 2006년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 – 지현
#8. 2007년 드라마 ‘뉴하트’ – 은성
#9. 2008년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 예진(연기자 이름)
#10. 2009년 드라마 ‘시티홀’ – 미래
#11. 2010년 드라마 ‘시크릿 가든’ – 주원
#12. 2011년 드라마 ‘싸인’ – 지훈
#13.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 – 서연
위에 언급한 이름 이외에도 최근 인기 있는 여자 아이 이름으로는 민서, 서아, 서윤, 서현, 지아, 지유, 하린, 하은 하윤 등이 있었다.
남자아이는 도윤, 서준, 시우, 민준, 예준, 유준, 건우, 준우, 지호, 하준, 현우, 지훈, 지후 등의 이름이 많았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외국인도 쉽게 발음할 수 있고, 이름에서 부드럽고 선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서’, ‘민’, ‘준’을 이름에 많이 넣는 경향이 있다.
또한 꼭 유행하는 드라마의 주인공 이름을 따라하지 않더라도, 거꾸로 드라마나 영화 주인공들의 이름이 유행에 맞게 조금씩 변형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2014년 방영해 큰 인기를 끈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남자 주인공 이름 ‘민준’은 대법원 전자가족관계 등록 시스템에서 2012년부터 2017년 현재까지 7년 연속 인기 있는 남자 아기 이름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