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 총격 사건 당시 우리 군은 K-6 기관총으로 대응 사격을 시도했으나, 기관총이 작동하지 않아 총성과 충격음을 청취한 지 32분 만에 뒤늦게 첫 대응사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K-6 원격사격체계가 고장났던 이유로 기관총의 ‘공이’가 파열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GP에서 매일 한 차례씩 점검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13일 합동참모본부 검증 결과에 의하면, 3일 오전 7시 41분쯤 우리 군 GP 근무자들이 GP 외벽에서 섬광과 충격음 발생을 청취한 뒤 상급자에게 보고했고, GP장이 즉각 비상벨을 눌러 45분에 GP 근무자 전원이 ‘전투준비태세’에 돌입했다.
당시 GP장은 GP 우측에 있는 북한군 GP에서 총탄이 발사된 것으로 판단해 7시 56분 일반전초 대대장이 북한군 GP에 사격을 지시했다.
오전 8시 1분부터 3분까지 GP장 통제 아래서 K-6 기관총 원격사격체계로 타격을 시도했지만 기능 고장으로 불발됐다.
원격사격체계는 피격을 막기 위해 지휘통제실에서 원격으로 사격하는 것이다.
이후 8시 13분, 화상 시스템으로 이를 지켜보던 연대장이 K-3 기관총 사격을 지시했고, 북한군 GP 하단부를 향해 15발을 발사했다.
시스템 고장으로 대대장 지시 후 17분 가량이 지체됐다.
이 시각은 총알에 맞은 흔적 3개를 발견한 뒤 22분이 지난 시점이고, 처음 충격음과 총성을 듣고 32분 후의 대응이다.
오전 8시 18분에는 사단장이 북한군 고사총과 유사 기종의 K-6 수동 사격을 지시했고, 북한군 GP 상단 부인 감시소를 향해 15발로 2차 대응 사격을 했다.
북한군 동일 GP 상·하단부 등 2곳에 두 차례 총 30발을 조준 사격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우리 GP를 맞췄기에 우리도 조준해서 사격했다”라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북한군의 우발적인 상황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