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미디어에 게재된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보여야 사는 사람들”이라는 글이 화제를 몰고 있다.
글의 필자인 ‘표범’은 교육 봉사를 하며 만난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담담하게 글에 담아냈다.
그 중에서도 교육 봉사 모임에 나온 사회복지사가 업무 중 받았던 항의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큰 충격을 안겼다.
어느 날 사회복지사가 일하던 센터로 항의 전화가 들어왔다.
항의 전화를 건 사람은 자기 동네에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아이가 유명 일식 체인점에서 ‘돈까스’를 먹는 걸 보고 전화를 걸었다.
일반 분식집보다 가격이 비싼 편인 질 좋은 돈까스를 판매하는 음식점에서 기초수급자가 밥을 먹는 것이 불쾌했다는 것이다.
항의를 한 사람은 “아이들이 기초 수급을 받는 것은 좋다”며 “그런데 굳이 그렇게 좋은 집에서 먹어야 할 일이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그는 “기분 좋게 점심 먹으러 갔다가 기분을 잡쳤다”며 “제 누나와 둘이 와서 하나를 나눠 먹는 것도 아니고, 온전히 한 메뉴씩 시켜서 먹고 있더라”며 불쾌함을 표현했다.
기초수급자는 매월 생계급여를 비롯한 현금과 식권을 받는 등 여러가지 생활 지원을 받는다.
항의의 요지는 식권을 얼마나 지급하길래 기초수급자가 분식집도 아닌 ‘좋은 곳’에서 먹는 데 자신이 낸 세금이 들어가느냐는 것이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해당 음식점의 점주가 지급된 식권으로는 가격이 모자라지만 종종 공짜로 아이들의 밥을 먹이곤 한 것이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러한 사례는 부지기수라고 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국가의 지원을 받는 아이들에게 ‘불쌍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지난 해에도 자신이 후원하는 아동이 고가의 브랜드 패딩 점퍼를 가지고 싶다고 했다며 후원을 끊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비단 아동뿐만 아니라 노숙인 등의 주거취약계층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 판매원으로 일하는 노숙인이 기증받은 패딩 점퍼를 입었다는 이유로 “돈 잘버나보네 비싼 옷도 입고”라는 등의 모욕을 들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이는 사회 소외 계층은 ‘불쌍해야’한다는 뿌리깊은 선입견이다.
이 일화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누리꾼들은 “고작 돈까스 하나 가지고 그러냐”, “기초 수급이나 복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길래 저런 항의를 할까”라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