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필리핀의 보라카이섬이 환경오염을 이유로 2개월간 폐쇄될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돼 누리꾼들에게 화제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필리핀 현지 매체들은 보라카이섬의 환경 개선과 시설 보수 등을 위해 6~9월 중 2달간 관광객을 받지 않고 섬을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만 9000명에 달하는 현지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해 관광객이 적은 6~7월에 섬을 폐쇄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열린 비즈니스포럼에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보라카이섬 폐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아직 정확한 폐쇄 일정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필리핀 관광청과 환경부, 보라카이섬 지방정부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관광청 측은 “일단 일정이 확정되면 정부는 호텔과 여행사 등에게 더 이상 예약을 받지 말라고 지시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관광청은 “이미 보라카이 방문을 예약한 여행객에게는 필리핀 내 다른 곳으로 행선지를 바꾸거나 다시 예약하도록 권유할 계획”이라며 보라카이섬의 폐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보라카이섬의 환경보존 문제는 10년 전부터 예견됐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주목받은 보라카이섬에는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와 이미 2008년 적정 관광객 수용인원을 넘어섰다.
현재 보라카이섬을 찾는 관광객은 연 200만명이 넘고 매출은 연간 560억 페소(한화 약 1조 1,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1년 내내 관광객을 받기 위해 개발을 지속하며 쓰레기와 부족한 하수도 시설이 꾸준히 문제로 떠올랐다.
필리핀 정부의 규제가 있었지만 환경법규를 지키지 않아 실제 습지 9곳 중 5곳이 파괴된 것으로 발표됐다.
이에 지난달 26일 필리핀 관광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라카이섬의 호텔과 리조트에 대한 새로운 인가를 향후 6개월간 금지한 상태다.
하지만 보라카이섬의 하수시설 공사가 10년 넘게 질척거리고 있는 것이 정부 행정력과 예산이 부족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번 조치가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편 필리핀 관광청 한국지사는 보라카이섬의 이와 같은 결정에 “관광 개발 프로젝트의 속도를 규제하고 환경 보전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라며 “(보라카이섬이) 천연의 아름다움을 가진 관광지로 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