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우는 빠른 1997년생으로 지난해 스무 살이 되었다. 그는 “빠른년생인 탓에 2년 연속 스무 살인 기분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21살인 친구들이 느꼈던 걸 이제야 느낀다”며 “친구들에게 소외감을 느꼈는데 이제서야 많은 게 편해졌다”고 전했다.
소위 ‘빠른’년생은 친구들보다 나이가 적어 좋은 점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많이 있다.
‘족보’를 꼬이게 만든다는 등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는 것부터 아주 사소한 일로 감정이 상하는 여러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지 초등학교 입학 시즌에 맞추어 몇 개월 일찍 태어난 친구들과 함께 입학한 것뿐인데 말이다.
해마다 반복되어온 ‘빠른’년생을 만드는 제도는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폐지되었다.
하지만 ‘나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나라의 특이한 관습 때문에 아직도 혼돈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1~2월생 조기 입학 제도’의 희생양인 ‘빠른’년생들이 공감할 6가지 상황을 모아봤다.
1. 어디를 가나 족보 꼬임의 원인이 된다
태어난 해가 달라도 같이 입학한 아이들과 친구관계를 맺기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판이다.
최근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서경석이 자신이 ‘족보 브레이커’로 등극하게 된 사연을 전하며 한탄했다.
빠른 1972년생인 그는 “1971년생 정준하 씨가 나랑 친구고, 1972년생 이휘재 씨도 나랑 친구다. 그래서 정준하 씨, 이휘재 씨랑 함께 셋이 만나면 아무도 말을 안 한다”는 웃픈 사연을 고백했다.
2.나이를 물어보면 꼭 ‘빠른’을 붙여야 된다
다른 사람들처럼 나이를 묻는 질문에 ‘몇 살’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이들은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꼭 나이 앞에 ‘빠른’을 붙여 ‘빠른 XX년생이라고 얘기를 하곤 한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이들은 년도에 맞는 자신의 나이를 고백하며 주위 친구의 질타를 받기도 한다.
이에 친구들보다 1살 어려지는 ‘고무줄 나이를 심심한 위로로 삼기도 한다.
3. 대학 신입생 시절, 남들은 다 마시는 술을 나만 혼자 마시지 못한다.
대학교에 입학 후, 완전한 ‘성인’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 줄 알고 한껏 기대가 부풀어있지만 주민등록상 나이에 발목이 잡히고 만다.
대학 동기들이나 친구들은 술집, 나이트 등에 자유롭게 다니지만 이들은 항상 민증 검사에서 제지를 당한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도 볼 수 없고, 새벽에 PC방도 마음대로 가지 못한다.
19세 음악을 들을라치면 ‘법정대리인 동의’도 받아야 된다.
4. ‘빠른’ 소리에 ‘동생’ 취급을 받는다.
‘빠른’이라는 이유로 어이없게도 친구들에게 동생 취급을 받는다.
누군가 한 명쯤은 꼭 자신에게 ‘언니, 오빠, 누나, 형’이라고 불러보라며 거들먹거린다.
또 나이를 낮춰 말하면 ‘어린척한다’고 욕을 하고, 높여 말하면 ‘대접받으려 한다’고 욕을 한다.
5. 방학 중에 생일이라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지 못한다.
1,2월에 태어난 ‘빠른’년생들은 생일이 꼭 방학시즌에 있다.
그래서 같은 반 친구들의 ‘축하’를 받기가 어렵다.
6. 대학교 2학년까지 청소년 요금 혜택을 받는다.
온갖 서러움을 받기도 하지만 달콤한 혜택도 존재한다.
이들은 대학교 2학년 생일 때까지 버스, 지하철은 물론이고 핸드폰까지 청소년 요금제의 혜택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