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의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罪證·범죄증거) 진열관’은 일제시기 731부대가 만주에서 저질렀던 세균전과 생체실험 등을 입증할 새로운 증거를 발표했다.
19일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731부대 죄증진열관이 새로 발굴한 자료를 공개한 사실에 대해 보도했다.
새로 발굴한 자료는 731부대가 페스트균을 기른 전류 배양기, 세균전 실험 전범 자백서, 마루타(丸太·생체실험 희생자) 운송서류 등이다.
죄증진열관이 공개한 페스트균 부화기는 정사각형의 금속 캐비닛 형태를 하고 있다.
이것의 금속문짝을 열면 내부에 철조망이 있으며 안쪽에는 유리로 된 문이 또 있다.
맨 윗부분에는 램프와 조절이 가능한 에어 밸브가 있고 바깥 문짝에는 ‘주식회사’, ‘전류 부화기’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731부대 죄증진열관 진청민(金成民) 관장은 “이것은 일반 캐비닛이 아니다. 하얼빈에서 731부대가 페스트균을 만들어 세균전 실험에 사용한 전문도구”라며 “이들이 세균전 실험을 자행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밝혔다.
특히 이 세균부화기는 1954년 9월 대만에서 731부대 세균생산반 전 대원 우에다 야타로(上田彌太郞)가 심문을 받을 때 했던 진술이 처음으로 실증된 것이다.
중국 중앙기록관이 편찬한 책자인 “세균전과 화생방전”에는 “매일 10kg의 세균을 생산해 운송기를 통해 배양실로 운반 후 배양한다. 내가 근무한 3반은 총 4개의 전류부화기로 페스트균을 만들었다”는 우에다의 증언이 기록되었다.
진 관장은 “일제의 폐망 이후 731부대는 장비와 서류를 서둘러서 폐기하고 달아났지만 일부 장비는 민간으로 흘러 들어갔다”면서 “최근 시중에서 이 세균부화기를 입수했으며 전 731부대원의 진술과도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열관이 공개한 서류에는 731부대 다롄(大連)지부가 탄저균을 만든 사실이 담긴 전직 연구원의 자필 진술, 관동군 세균전 100부대의 실험 내용이 포함되었다.
특히 하얼빈 철도경호여단 서류 중에서 한 공산당원을 마루타로 삼아 731부대로 이송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관동군 헌병대에 의해 생체실험 대상이 이송됐다는 기록은 이미 드러났으나 철도경호여단이 관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은 이 서류가 최초이다.
‘방역과 급수’를 명목으로 하얼빈에 들어온 관동군 731부대는 한국∙중국∙소련인 등을 대상으로 생체실험 및 세균실험을 실시하여 세균전 무기를 생산한 비밀부대였다.
일본의 세균전을 위해 희생당한 생체실험 대상자는 최소 3천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