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예쁜 패키지에 담긴 다양한 이색 상품들을 구경하는 것이다.
편의점이나 동네 마트에만 들어가도 눈길을 사로잡는 기획 제품들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여기 아름다운 분홍 벚꽃과 귀여운 토끼 캐릭터로 구매자들을 유혹하는 생수 제품이 있다.
이왕 일본으로 여행을 왔으니 생수마저도 예쁘고 독특한 제품을 사고 싶은 마음에 저절로 손이 뻗어진다.
하지만, 이 생수는 절대 사 먹어서는 안 된다.
이 벚꽃생수의 이름은 ‘후쿠시마의 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제품은 생수가 아닌 일반 수돗물을 담아 판매하는 제품이다.
500ml에 100엔(약 1,000원)으로 가격도 일반 생수 제품과 비슷해 일본어를 모르는 관광객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구입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일본 내에서 이루어지는 ‘먹어서 응원하자!(食べて応援しよう!)’라는 캠페인의 일환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후쿠시마와 관련한 다양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인들조차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기피하기 때문에, ‘후쿠시마는 안전하다’라는 것을 증명하고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운동이다.
일본의 ‘집단주의’ 문화를 자극해 후쿠시마 관련 제품을 소비하도록 장려하고,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대의명분이 담겨 있다.
그 일환으로 후쿠시마의 수돗물을 상품화해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제품 디자인으로 쓰인 벚꽃은 후쿠시마의 유명 관광지인 하나미야이다.
후쿠시마 수도국 측은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고,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누리꾼들은 “모르고 그냥 사 먹을 뻔했다”, “판매 중단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먹어서 응원하자’ 캠페인의 홍보 모델로 활동하며 후쿠시마 지역의 농산물을 꾸준히 먹었던 일본 연예인 야마구치 타츠야는 지난 2013년 건강 검진에서 ‘방사능 내부 피폭’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