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전설로 남은 게시물이 있다.
바로 소개팅을 하러 나가는 남자의 패션에 관한 글이다.
남자는 “썸녀와 약속이 있는데 옷이 괜찮은지 봐달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린다.
함께 올린 사진 속에서, 남자는 소개팅에 입고 나간다기엔 믿기 힘들 정도의 옷을 걸치고 있다.
사진을 본 사람들은 “이건 아니다” “저렇게 입으시면 절대 안된다” 등의 조언을 해주었다.
그러자 남자는 조언에 힘입어 옷을 갈아입는다.
그런데 두 번째 옷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사진 속에서 남자는 다리미질을 한번도 안한 듯한 주황 티셔츠를 입고 서 있었다.
이를 본 사람들은 “소개팅 나가지 마세요” “바지 버려요” 등의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남자는 바지를 바꿔입고 나타났다.
요즘은 구할 수도 없는 칠부 바지였다.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남자의 패션에 관해 조언을 시작한다.
남자는 “셔츠를 입으라”는 조언을 받아들여 원래의 옷에 셔츠만 걸쳐 입고 나타났다.
처음에 비해선 장족의 발전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바지를 버려!!!” “바지! 바지! 제발 단색 면 바지!” 등의 댓글을 남기며 바지를 갈아입기를 독촉했다.
남자는 가지고 있는 모든 바지를 찍어서 올렸다.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바지 전멸…▶◀”이라며 졸지에 바지 장례식이 시작되었다.
잠시동안 사라졌던 남자는 사진 속에 제일 왼쪽 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더 이상의 말을 잃고 말았다.
“오 신이시여”라며 신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나마 몇몇의 정신을 차린 누리꾼들이 조언을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바지 사이즈가 크다. 딱 맞는 바지를 입고 와라”며 남자를 응원했다.
하지만 남자는 이번에도 엄청난 의상으로 나타났다.
“차라리 한복을 입으라”는 답글까지 달릴 정도였다.
한참을 웃은 사람들은 다시 침착하게 “아까 청남방을 입으라”는 조언을 했다.
남자는 “너무 이상한데 무슨 청청이냐”며 사람들의 안목에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나 남자가 입었던 모든 옷 중에 제일 괜찮은 차림새였다.
사람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그들은 전부 “벨트!”를 외쳤다. 벨트를 빼라는 뜻이었다.
남자는 정말 벨트만 빼서 나타났다.
또한 ‘셔츠를 넣으라’는 말에 아주 바짝 집어 넣은 채로 나타났다.
어느 누리꾼은 “셔츠 넣으란 사람 나와”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그리고 셔츠를 다시 빼서 최종적으로 남자의 소개팅 차림이 완성 되었다.
누리꾼들은 “이 정도면 됐다” “장족의 발전이다”며 구색을 갖춘 남자의 차림에 기쁨을 표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일렀다.
문제가 남아있었다. 바로 남자의 신발이었다.
남자는 소개팅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신발을 들고 나타났다.
누리꾼들은 “네가 고르지 말고 신발 사진을 전부 찍으라”고 조언했지만, 남자가 보여 준 신발은 단 두 개 뿐이었다.
둘 중에 흰색 신발끈으로 선택되며, 새벽을 달궜던 패션 조언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며칠 후 남자는 ‘오늘의 유머’에 소개팅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남자의 후기는 아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