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유튜브, 판도라TV 등 인터넷 플랫폼 기반 1인 미디어 콘텐츠가 하루에도 수없이 생성되는 가운데 BJ들의 길거리 방송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여대나 번화가에서 즉석 인터뷰나 게스트 섭외 등의 방송을 진행하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어떠한 사전 동의도 없이 일반인들, 특히 여성들의 얼굴을 방송에 내보낸다는 것이다.
초상권 문제도 심각하지만 일반인들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비춰지면 이를 보는 시청자들이 거리낌없이 외모에 대한 평가를 쏟아내는 것 역시 큰 문제점이다.
최근 강남역 일대의 상인들은 ‘BJ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야외에서 모르는 여성들을 쫓아다니며 이를 생중계 하는 개인방송이 활개를 치면서 여성들이 강남역 거리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말 밤마다 길거리방송 BJ가 많게는 20명 정도 활개치는 바람에 피해가 컸다. 상권에 해를 입히는 BJ에게는 민사소송을 내겠다고 대응한다”고 말한다.
BJ들이 길거리를 벗어나 가게 안까지 들어와 고객들을 무차별로 찍어대는 것에 질린 상인들은 특정 BJ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기도 했다.
해당 BJ들이 나타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가게의 손님으로 받지 않거나 방송 촬영을 못하도록 저지하는 것이다.
한 프랜차이즈 치킨집 사장은 “단골이던 여성 레이싱모델들이 BJ들을 보고 ‘다시는 강남역에 안 오겠다’며 나간 적도 있다. BJ가 여성 손님에게 심하게 따라붙자 경찰까지 출동한 것도 여러 번 봤다”며 불평을 토로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길거리 등 야외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행위 자체를 규제할 법안은 없다. 얼굴이 찍혀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면 초상권 침해로 신고하는 등 사후 제재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상이 담긴 URL과 본인을 증명할 사진을 보내면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BJ에게 경고를 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초상권 침해 신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순식간에 자신을 찍고 지나간 카메라가 어떤 BJ의 것인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라이브 방송의 경우 방송 종료와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내용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러한 개인방송들은 길거리의 여성들에게 즉석 인터뷰를 ‘강제’하고, 클럽에 가거나 술을 마시는 등 지극히 사적인 모습을 동의 없이 생중계하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