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와 오이의 일일 섭취량을 1그램(g)만 늘려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할 수 있다고 유럽 연구자들이 주장했다.
2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기관인 세계 만성호흡기병 퇴치연맹(GARD)의 연구진은 의학 논문 공개 사이트인 ‘medRxiv.org’에 올린 논문에서 코로나19 사망의 한 요인으로 영양 섭취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벨기에,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스웨덴, 프랑스 등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코로나19 사망률을 기록했는데, 양배추와 오이가 식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벨기에는 100만 명당 80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이는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국의 두 배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들 국가에서는 폐쇄령, 기후변화 등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다양하다면서도 이들 식품이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하루 평균 1g 정도의 양배추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5개국에서는 하루 평균 5g 미만의 양배추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구 100만명당 16명이 사망,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이 세계 최저 수준인 라트비아에서는 하루 평균 30g에 가까운 양배추가 소비된다.
연구자들은 오이 소비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발견했다. 키프로스는 양배추를 많이 먹지 않았지만, 하루 평균 30g 이상의 오이를 소비했다. 키프로스의 사망률은 라트비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연구진은 이것은 ‘Nrf2’라고 불리는 인간의 단백질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코로나 병세가 심각한 환자들의 주요 증세는 심각한 염증인데 Nrf2는 염증을 일으키는 손상 산소입자와 결합해 피해를 줄여준다.
그런데 양배추와 오이에 Nrf2 생산을 증진시키는 칼슘, 설포라판, 비타민 D 등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 상추는 반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됐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상추를 상대적으로 많이 나라인데 적게 먹는 독일보다 코로나 사망률이 높았다.
이번 연구는 동료 과학자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연구 대상이 유럽에만 국한됐다. ‘사망률과 식품 소비를 연계하려는 첫 시도’인 이번 연구에 대해 한 과학자는 “식단에서 비밀 열쇠를 찾을 수 있다면 대유행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