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임신 중절(낙태) 찬반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가톨릭대학교 구인회 교수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낙태죄’ 폐지와 자연 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이 23만 명을 돌파했다.
오는 24일에는 ‘낙태죄’ 위헌 여부를 가리는 헌법재판소 공개 변론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전국 대학교수 96명은 ‘낙태죄 폐지 반대’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를 대표로 제출한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구인회 교수는 지난 1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낙태죄 폐지 반대’ 견해를 제시했다.
구인회 교수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이 충돌한다면 생명권이 우선이라는 것은 헌법재판소도 인정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 태아가 법적으로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인간의 형태를 갖추지 않았다고 해서 인간이 아닌 것이 아니다. 인간에 준하는 보호를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민법, 형법 등 개정 논의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 단체가 임신 중절에 대해 ‘마이 바디, 마이 초이스(My body, My choice)’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것에 대해 “내 몸은 내 것인데 왜 국가가 개입하느냐는 생각은 상당히 위험하다.point 156 |
방어 능력도 없는 가장 약한 개체인 태아를 희생시켜 태아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집단 이기주의다”라고 비판했다.point 61 | 1
구 교수는 “극단적으로 보면 강간으로 인한 임신일 때도 낳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원치 않는 출산은 당사자와 아이 국가 모두에게 비극적인 결말을 낳을 것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낙태 사유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원치 않은 임신’인데 2015년 기준 61.3%가 이에 해당됐다. 사실 이 ‘원치 않는 임신’이라는 게 참 애매모호하다. 육체적 관계는 원하지만 책임은 지고 싶지 않다는 무책임한 사유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행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구인회 교수는 “현행법이라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도 사안에 따라 다르다. 태아는 당분간 산모의 몸에 의존할 뿐이지 하나의 존재다. 독립적 존재로 살기 위한 준비 단계일 뿐이다. 내 삶에 방해된다고 해서 태아를 죽일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