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살인 사건을 다룬 중국의 유명 추리소설 ‘길티 시크릿(Guilty Secret)’의 작가 리우 용비아오(52)가 20여년 전 발생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용비아오는 1995년 11월 29일 발생한 호스텔 직원과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사건의 용의자로 자택에서 체포됐다.
당시 범행은 단독 범행이 아니라 왕 씨라는 또 다른 남성과 함께 저지른 범죄로, 호스텔 직원 유 씨의 금품을 갈취하려던 중 그가 반항하자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시 상황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하려던 부부와 그의 13살된 손자를 둔기로 내려쳐 살해했다.
경찰 측은 “22년간 미제로 남겨졌던 사건은 DNA 기술의 진보로 해결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일한 증거물인 담배꽁초를 수집했고,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범인을 지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올해 재수사에 돌입하며 DNA 검사를 다시 했고, 약 6만 개의 지문 샘플을 대조, 분석한 끝에 용비아오와 왕 씨를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다.
용비아오는 2005년 ‘필름(A Film)이라는 제목의 로맨스 소설로 등단했다.
당시 이 소설은 인기를 모으며 50편짜리 드라마로 각색되어 방영되기도 했다.
이후 2010년 ‘길티 시크릿(The Guilty Secret)라는 추리 소설로 ‘안후이 문학상’을 받으며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해당 소설 속 주인공인 살인자는 여성 작가로, 자신의 과거 범죄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용비아오는 경찰이 집에 들이닥치자 “이 순간을 항상 기다리고 있었다”며 “드디어 오늘, 모든 것이 끝났다. 이제 오랫동안 시달린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영국 유명 일간지 가디언은 이번 사건이 1991년 네덜란드의 범죄 소설 작가인 리처드 클린카머(Klinkhamer)의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클린카머는 출판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내가 실종된 뒤 자신이 아내를 죽일 수 있었던 7가지 방법을 주제로 글을 써 출판사에 가져갔다.
아내가 실종된 지 9년 만에 클린카머의 집에서 아내의 유해가 발견됐고, 클린카머는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