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 간 식물인간을 연기했던 살인범을 잡은 검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990년, 당시 충남 천안에 거주하던 김 씨(58)는 이혼을 요구하는 부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 씨는 부양해야 할 두 딸이 있다는 이유로 감형을 받아 결국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과거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던 김 씨는 징역 생활 4개월 만에 사고 후유증을 이유로 잠시 풀려났다.
그리고 지병이 악화되어 식물인간 판정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김 씨의 연기였다.
그는 6개월 단위로 연장하는 형집행정지 연장 검사를 받을 때에만 산소호흡기와 소변기를 달고 검찰 직원들을 속였다.
별다른 의학 지식이 없던 검찰 직원들은 그의 연기에 20년을 속아넘어갔다.
김 씨의 연기 행각은 대전지검 천안지청의 송한섭 검사에 의해 들통나게 된다.
송 검사는 의대를 나와 인턴까지 마친 후 전향하여 검사가 되었는데, 식물인간인 사람이 20년이나 생존하고 있다는 데에 의심을 품었다.
식물인간 상태라면 근육량이 줄어들고 욕창이 생겨야 하는데 김 씨에게서는 이 모든 것을 찾아볼 수 없었고 결국 덜미를 잡혔다.
김 씨는 형집행정지 1년 만에 재혼을 하고 직장도 구했으며, 평소에는 번듯한 아파트에서 살다가 검사가 방문할 때만 허름한 골방으로 돌아가는 이중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검찰은 김 씨를 재수감하고 그와 가족들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한편 20년을 이어온 김 씨의 연기를 잡아낸 송한섭 검사의 이력은 상당히 독특하다.
2004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그는 이듬해 특전사로 입대했다.
그는 군의관으로 생활을 하며 법전을 공부하였고 2007년 사법고시에 최종합격하며 검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