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Categories: 사회이슈

‘진품명품’에 나온 소름돋는 역대급 의뢰품


‘TV쇼 진품명품’에 일제강점기 위안부 기록물이 의뢰품으로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ADVERTISEMENT

KBS TV쇼 진품명품

지난 25일 방송된 KBS-1 TV ‘TV쇼 진품명품’에는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하는 오채현 씨가 나와 노트 2권을 의뢰했다.

노트 겉면은 영어가 적혀 있었고, 오래된 듯 누런 빛깔로 안을 살짝 들춰보니 글씨가 세로로 빼곡하게 적혀 있는 모습이었다.

ADVERTISEMENT

글씨는 검정색 펜을 사용했으며 국한문 혼용을 쓰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 노트였다.

KBS TV쇼 진품명품

이를 본 출연진들은 “연도도 적혀 있고, 일지같은 느낌이다. 백범일지나 난중일기 같은 것일까”, “기행문이 아닐까”, “자서전일 수도 있겠다” 등 다양한 의견을 말했다.

ADVERTISEMENT

하지만 의뢰인이 가져온 오래된 노트의 정체는 놀라웠다.

바로 1943년부터 1944년까지 2년간 작성된 ‘위안부 관리인의 일기’였기 때문이다.

의뢰인 오채현 씨는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인식이 국민적 정서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역사적 진실을 알리기 위해 공개하게 됐다”고 의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ADVERTISEMENT
KBS TV쇼 진품명품

과거 일본은 패전 직전 위안부 기록들을 은폐했기 때문에 현재 남아있는 기록물은 많지 않다.

그래서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진술에 많이 의존해왔다.

ADVERTISEMENT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이 기록물은 역사적 사료로서 굉장한 가치가 있는 물건이었다.

설명을 들은 출연진들은 “소름이 끼쳤다. 마치 저희가 특종 보도를 앞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당장 저 안의 기록들을 빨리 알고 싶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KBS TV쇼 진품명품

노트의 내용을 살펴보면 맨 앞장에는 ‘기원 2603년(소화 18년) 금요일’이라는 글귀가 보이는데 이는 일제강점기 연호로 서기로는 1943년을 말한다.

ADVERTISEMENT

또한 날짜 옆에 계속해서 ‘면전국’이라는 한자가 공통적으로 등장하는데, 면전국은 ‘미얀마’를 뜻하는 말로 조선시대 정조실록에도 등장하는 표현이다.

KBS TV쇼 진품명품

버마, 랑군(미얀마의 옛 수도)이라는 단어도 볼 수 있다.

ADVERTISEMENT

해당 일기를 쓴 사람은 일본군 위안소를 관리하던 민간인으로, 미얀마와 싱가포르에 거주하던 남성인 것으로 추정된다.

KBS TV쇼 진품명품

1949년대 초 지도와 대조하자 루트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일기가 ‘1942년 위안부들을 데리고 부산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를 거쳐 랑군까지 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다.

ADVERTISEMENT

일기에는 당시 상황과 날씨를 구체적으로 기록되오 있으며, 남들에게 들은 이야기까지 적어놓아 신빙성을 더했다.

KBS TV쇼 진품명품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이신철 교수는 “일제는 패전 직전 대부분의 위안부 기록들을 의도적으로 불태워 버린 사실이 있다. 이 기록은 일본 방해에도 불구, 민간 단체를 통해 실제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이 일기가 중요한 이유는 일본군이 위안부를 직접 관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신철 교수는 “이 기록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보고서’와 ‘명령’이다. 이것은 관리인들이 자신 상황을 일본군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했고, 일본군이 직접 명령을 내렸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KBS TV쇼 진품명품

이어 “제 4차 위안단이라는 단어도 등장한다. 이건 일본군이 적어도 4회 이상 위안부를 모집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출연진들은 이 의뢰품의 가치에 대해 “1000조를 하고 싶지만, 1000억을 매기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이걸 값으로 매기는것은 아닌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증거 자료지 않느냐. 그만큼 값어치가 높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100억을 적기도 했다.

ADVERTISEMENT

또한 0원이라는 가격을 매긴 후 “이건 어디에 팔 수도 없고, 정말 화가 난다. 눈물이 날 것만 같다. 감히 이 가격을 매길 수가 없다는 의미로 0을 적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뢰인 오채현 씨도 0원이라는 가격을 매기며 “진행 중인 역사적 사료에 대해 가격을 매기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KBS TV쇼 진품명품

근대유물 감정위원 김영준 씨의 최종 감정가는 8,000만 원이었다.

김영준 씨는 “(위안부는) 수많은 소녀들의 꿈과 희망, 인생을 짓밟았다. 이 의뢰품은 그걸 부정하는 자들에게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민간 기록으론 유일무이하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그러면서 “상징적 가격도 있지만, 앞으로도 (우리가) 밝혀낼 책임이 있고, 의무가 있다. 그걸 고려해 감정가를 책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