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대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여자친구의 엄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1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 권혁중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군(17)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하며 실형을 선고했다.

A군은 징역 장기 5년, 단기 4년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고, 검찰은 그 반대로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고등학생 A군은 지난해 10월 22일 오후 8시 30분께 여자친구 B(17)양이 일찍 집에 가겠다고 하자 말렸다.

이에 B양은 A군을 때렸고, 화가 난 A군은 B양을 수 차례 폭행했다.

10여분 뒤 A군은 집 밖 공터 벤치에 앉아있던 B양을 찾아가 “요즘 잘 대해 주니 만만해 보이지. 오늘 너 진짜 죽여 버릴거야”라고 말하며 목을 조르고 폭행했다.

이틀 뒤 B양을 폭행한 혐의로 A군은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A군은 B양의 어머니에게 욕을 들은 데다 B양이 화해를 받아주지 않자 화를 주체하지 못했고, 흉기를 준비해 B양이 사는 아파트를 찾았다.

25일 A군은 오전 5시 40분부터 B양의 집 승강기 옆 구석에서 B양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8시 20분경 집 밖으로 나온 모녀가 흉기를 들고 있던 A군을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자 A군은 준비한 흉기로 B양의 모친을 마구 찔렀다.

범행 현장에 있던 B양이 무서워 도망치려 하자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간 뒤 폭행하기도 했다.

모녀는 목숨을 잃지는 않았고, A군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법정에선 A군은 분노조절장애로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고 살해할 의사가 없었다며 감형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군은 분노조절 장애 관련 진단 자료가 없고,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점에서 충동적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심에서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정 모두 충분히 반영된 만큼 1심 결과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