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재판을 전해 시선을 모았다.
지난 15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천 판사가 출연해 청소년 재판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방송에서 천 판사는 임신한 여학생에게 소년원 처분을 내렸던 사건을 떠올리며 당시 느꼈던 심정을 전했다.
천 판사는 “여학생들이 비행을 저지르게 되는 게 대부분은 가출인데 그러면 원조교제를 통한 성매매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성매매를 하게 되면서 자신을 돌보지 못해 임신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한 천 판사는 현재 소년원은 체제상 임신한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을 알기에 “소년원 처분을 내려야 하는데 (이런 이유로) 집에 돌려 보내는 일도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천 판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이야기하며 한 임신한 학생과 관련된 사건을 전했다.
이 학생은 중학교를 포기하고 세 명의 친구들과 가출해 상습 절도로 재판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천 판사는 나머지 세 친구에게는 소년원 2년에 처하는 10호 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임신한 학생 역시 10호 처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해당 학생이 “원조교제를 하다가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했다”고 말하며 “낙태를 해야 하니 집에 돌려 보내 달라”고 요청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 주장을 거짓이었다.
임신은 성폭행이 아닌 남자친구와의 관계로 인해 생긴 아이였고 이에 천 판사는 이 학생의 소년원 처분 여부를 두고 큰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법관의 양심상 10호 처분을 결정해야 했지만 임신한 학생의 상황으로 결정이 쉽지 않았고 무려 한 달 간 밤에 잠도 못이루며 고민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10호 처분을 내렸으며 이후 이 학생 임신 9개월 무렵 소년원에서 집에서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보호처분을 변경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천 판사는 “산달이 다 된 아이를 만난다는 게 너무 미안해서 배냇저고리를 준비해서 아이에게 주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 법정의 많은 사람들이 이 학생때문데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다음날 학생 아버지한테도 너무 미안해서 화풀이라도 하시라고 법원 근처에 오시라 해서 고깃집에서 식사 대접을 했는데 그분이 너무 양반이라 아무 소리도 못하시고 아이한테 고기쌈 싸서 입에 넣어주기만 해서 제가 너무 죄송하고 그랬다”고 당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결국 그 학생은 미혼모 시설에서 출산했고 아이는 입양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천 판사는 “평생 입양 간 아이를 기억할 거고 입양 간 아이는 부모를 궁금해할텐데 그런 인연을 제가 만들었다는 게 저로서도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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